일본 정부 지원 자금으로 건설한 공장 등과 회사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의 출자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라피더스의 양산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의 조기 국회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민간 대출에 대한 정부의 채무보증 부여나 직접 출자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주주가 될 경우, 라피더스의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배당이나 주식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피더스는 2027년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총 5조엔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총 9200억 엔의 지원을 결정했으며, 남은 4조엔 규모의 자금 확보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었다.
기존의 정부 지원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통한 '연구개발 위탁사업' 형태였다.
이 방식에서는 NEDO가 사업의 주체가 되어, 정부 지원으로 건설한 공장이나 반도체 제조 설비는 국가 자산으로 귀속되었다.
라피더스가 이 설비를 양산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국가로부터 자산을 매입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이 과정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회사 주식을 대가로 자산을 이전하는 '현물 출자'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라피더스의 주주가 되면 회사의 신용도가 향상되어 민간 금융기관이나 기업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피더스에 대해서는 소프트뱅크가 추가 출자 의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출자와 별도로, 기존 주주를 중심으로 총 1000억 엔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2022년 8월 설립 이후, 도요타 자동차, NTT, 소프트뱅크, 소니 그룹, NEC, 덴소, 키옥시아 7개사가 각 10억엔, 미쓰비시 UFJ은행이 3억엔을 출자해 총 73억엔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현재 소프트뱅크 외에도 NTT, 소니 그룹, NEC, 키옥시아가 추가 출자 의사를 표명했으며, 후지쯔도 신규 출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는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미즈호 은행, 미쓰비시 UFJ 은행, 일본 정책 투자 은행 등이 최대 총 250억 엔 출자 방침을 밝혔다.
실제 출자는 2025년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구체적인 출자액은 향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치토세시에서 2023년에 공장을 착공해 2025년 4월부터 최첨단 회선폭 2나노미터(nm) 반도체의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IBM으로부터 설계 기술을 제공받아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라피더스의 양산 시기가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늦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가 2025년부터 2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인 반면, 라피더스는 2년 뒤인 2027년에 양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3nm 제품의 안정적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라피더스가 2nm 제품의 양산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리고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