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엄정 조치한다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는 관련자들 간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풍, MBK가 영풍정밀 인수에 성공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로 취득하면 고려아연 지분 49.59%를 확보한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50.82%를 확보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완전히 차지한다.
MBK가 밝힌 영풍정밀 684만801주(약 43.43%) 공개매수에 필요한 금액은 1368억원이다. 고려아연 주식 1.85% 매입보단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로 투입 자금을 줄일 수 있는 조건이다.
최 회장 측은 영풍·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항 공개매수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본다. 고려아연은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장내 매수보단 대항 공개매수로 맞불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일이 다가오면서 주가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풍과 엠비케이가 공개매수를 선언하기 전인 이달 12일 55만6000원이었던 고려아연의 주가는 지난 20일에는 73만5000원까지 30% 넘게 치솟았고 27일에도 71만1000원으로 분쟁 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복현 원장은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등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