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포함해 네이버 (KS:035420), 카카오 (KS:035720) 등 코스피 상장사 임원들이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전자다. 한종희 부회장이 지난 5일 한종희 삼성전자 (KS:005930)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자사주 1만주(7억3900만원)를 매입했다.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 자사주 5000주, 금액으로는 3억475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앞서 노 사장은 지난 6월 초에도 50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박학규 사장이 6000주를 4억11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달 7일에는 정용준 삼성전자 부사장이 보통주 1000주를 8110만원에 사들였다. 오문욱 부사장도 같은 달 20일 1000주를 7910만원에, 사흘 뒤에는 박태훈 상무가 192주를 1494만원에 매입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삼성전자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중엔 6만4200원까지 추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하루(지난 2일)를 제외하고 순매도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누적 순매도 규모는 5조1577억원에 이른다.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가 터진 이후 주가 부진을 겪는 카카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 13일, 14일 연달아 장내 매수를 결정했다. 총 2773주(1억274만원) 규모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경우 지난 6일 1244주를 1억9904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취임 이후 1억원, 지난해 4월 2억원 등 매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비등기임원인 구동현(315주)·이상철(317주)·이일구(500주) 부문장 등이 이달 들어 1100주 넘게 매입했다.
상장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건 주요 경영진으로서 책임 있는 경영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크다. 아울러 저수 매수 기회로 삼기도 한다. 회사의 가치나 실적 방향성은 임원이 가장 잘 아는데 주가가 가치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다면 언젠가 회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매수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자사주 물타기'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배력 확보 혹은 임원들의 성과 보수를 주려는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면 최근에는 주주환원 목적이 많아지면서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