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밥 아이거 디즈니 CEO. 사진=AP/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밥 아이거의 뒤를 이어 디즈니를 누가 이끌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1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와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는 그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 후계자를 찾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밥 아이거 CEO는 지난달 켈리 리파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제가 항상 ‘CEO 승계’ 대해 생각한다고 가정해도 무방할 것”이라며 “제가 그것에 ‘집착하고 있다’고 하기에도 부족할 것(I could say that ‘I’m obsessed with it’ would be probably an understatement)”이라고 밝혔다.
앞서 밥 아이거는 지난 2020년 CEO에서 퇴임했지만 당시 후계자였던 밥 체이펙이 여러 경영상 논란에 휩싸이자 2년 만에 CEO로 복귀한 바 있다. 그는 오는 2026년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밥 아이거의 후임자로 조쉬 다마로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회장과 데이나 월든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이 경합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마로는 디즈니 테마파크의 책임자로 디즈니랜드 입장료 인상 및 새 놀이기구 출시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낸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해당 사업부는 지난해 운영 수입이 16%가 증가한 325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각에서는 다마로가 아이거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종종 곁에 자리하는 등 아이거의 최측근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그가 맡고 있는 디즈니 익스피리언스가 올해 스트리밍사업부와 달리 성장세가 정체됐다는 점이 CEO 경쟁에 있어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도 함께 나오고 있다.
다마로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월든은 지난 2019년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며 합류한 인물이다. 월든이 CEO로 임명될 경우, 최초의 디즈니 여성 CEO가 탄생하게 된다.
월든은 디즈니 합류 전 폭스에서 25년간 일했으며 그녀가 감독한 스튜디오가 184개의 에미상을 수상하고, 사업 운영에 참여한 4년 동안 폭스 방송 그룹이 4위에서 1위로 올라서는 등 TV 사업에 강점이 있는 인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파이낸셜 타임즈는 “디즈니에서 그녀는 ABC와 ABC 뉴스, 디즈니의 TV 스튜디오, FX,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다양한 TV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며 “이 모든 사업은 케이블 시청자들이 ‘코드 커팅’을 하고 스트리밍이 증가함에 따라 쇠퇴하고 있다(all of which are in decline thanks to cord-cutting viewers ditching cable subscriptions)”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의장인 앨런 버그만과 함께 스트리밍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월든은 모든 새로운 쇼를 스트리밍 쇼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월든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친분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마로와 월든 이외에도 앨런 버그만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의장과 지미 피타로 ESPN 의장 또한 밥 아이거의 후임자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한편, 디즈니는 지난달 이사회 멤버이자 모건 스탠리의 전 CEO인 제임스 고먼이 회사의 승계 계획 위원회 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제임스 고먼은 지난 2010년부터 모건 스탠리를 이끈 인물로 올해 초 테드 픽 기관증권그룹 대표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다. 또한 5월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에서도 사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고먼은 올해 디즈니 이사로 합류했으며 최근까지 모건 스탠리의 승계 과정을 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Gorman joined as a Disney director this year and oversaw the recent succession process at Morgan Stan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