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K TV’를 출시한 뒤 판매 추이를 지켜보던 삼성전자가 최근 판매 전략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단계적 판매’에서 ‘공격적 판매’로 선회한 것이 골자다. 70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가 늘면서 화질이 뛰어난 8K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뜨겁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1위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략이 내년도 세계 TV 시장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모든 백화점에 8K TV 전시
19일 전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8K TV를 전시하는 국내 매장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전국 주요 백화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하이마트 등 가전 양판점은 전국 프리미엄 매장을 중심으로 8K TV를 모두 전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봐가면서 8K TV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려던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글로벌 전략도 당초 계획보다 공격적으로 짜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전 세계 8K TV 판매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지금은 서유럽과 한국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내년 초부터 주요 유통업체 핵심 매장에 8K 모든 모델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엔 전략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이달 8K TV를 조기 출시할 게획이다. 현재 85, 82, 75, 65인치 등 4개 모델 외에 추가 모델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TV 광고는 8K TV 등 프리미엄 위주로 계획하고 있다”며 “전체 마케팅 비용도 올해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70인치 이상 대형은 ‘8K 선호’
이 같은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8K TV는 가로, 세로 해상도가 7680×4320으로 현재 프리미엄 대형 TV의 표준인 UHD(초고화질) TV보다 네 배 선명한 ‘차세대 TV’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8K TV를 세계에 선보일 때만 해도 TV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를 2020년 이후로 내다봤다. 8K TV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장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매장에서 8K TV와 UHD TV의 화질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소비자 가운데 8K TV를 선호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분석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로 UHD급 화질을 8K급으로 끌어올리는 ‘업스케일링’ 기술이 대형 TV에서 특히 효과를 내고 있다. 판매가격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 같은 크기의 프리미엄 UHD TV(Q9 시리즈)보다 20% 정도 비싼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3주간 국내에서 8K TV를 판매(예약판매 포함)한 결과 판매량이 지난 4월 QLED TV 신제품(Q9 기준)을 내놨을 때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8K TV 비중을 업계의 일반적인 프리미엄 TV 수준인 15%까지 빠르게 올리겠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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