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늘(8일)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들과 9개월 만에 만난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들에게 ETF(상장지수펀드) 부당 거래 금지와 자산운용사 밸류업 동참 등을 당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8일)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 CEO들과 만나 업계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우선 이 원장은 올해 급성장한 ETF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계열사 밀어주기에 대해 경고하는 한편 이미 의혹이 밝혀진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는 해결책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의 ETF 자산 확대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의 부당 지원이 있었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선 ETF 계열사 밀어주기와 관련한 질의가 오고 갔다.
이 자리에선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열사 자금 밀어주기 실태가 문제로 거론됐다.
이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자산운용 주요 상품인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에 삼성금융계열사가 출자한 물량이 1조 5000억 원을 넘어 순자산 15%가 계열사로부터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의 ETF 영업 실태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상당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 삼성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KB자산운용(KB증권, KB국민은행) ▲신한자산운용(신한투자증권, 신한은행)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증권) 등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으로 전체 ETF 순자산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50조912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삼성자산운용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57조8519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2% 증가한 44조6578억원, KB자산운용은 41.7% 증가한 11조8811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4.4% 증가한 10조4198억원, 신한자산운용은 143% 증가한 4조361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금감원은 ETF 시장 급성장 속 운용사들의 과열 경쟁에 경고 신호도 내리고 있다. ETF 이름에 '밸류업'이란 단어를 쓰는 것에 제동을 걸고, 최근엔 순자산이 급성장한 커버드콜 ETF에 대해 종목명에서 '목표분배율'이나 '프리미엄' 등을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원장이 자산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 등 밸류업 동참에 대해 당부할 가능성도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운용사들에게 책임있는 의결권 행사를 강조해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국내 자본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상장사들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공단과 자산운용사가 제대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의결권 방향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밸류업 가이드라인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대상 회사의 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하면서 시장 및 주주와 충실히 소통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