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운 폼팩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한국 시장에 구애의 손길을 내밀 전망이다.
미국 경제 악화 우려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줄줄이 흔들리고 있으나 애플은 '그나마' 버티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분기 고무적인 실적을 발표하며 뉴욕증시가 최근 2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보였으나 주가 방어전에 홀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포의 월요일'이 시작되며 결국 애플도 밀리고 있다. 주가가 전일 대비 10% 하락하며 결국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한 방이 필요한 실정이다.
아이폰 폴더블 이미지. 사진=맥루머스
폴더블부터 슬라이드폰까지
애플이 아이폰 폴더블폰을 공개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애플은 7월 말쯤 첫번째 폴더블 아이폰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6년 정식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아이패드와 맥북 하이브리드 버전의 기기도 준비하는 등 폼팩터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중이다.
화면을 쭉 펼칠 수 있는 이른바 '슬라이드 아이폰'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튜브 채널 '콘셉트아이폰(CoceptsiPhone)'은 애플의 특허 정보를 바탕으로 슬라이드 아이폰이 2026년 출시될 것이라 밝혔으며 기존 화면보다 약 1.5배 정도 오른쪽 화면이 넓어지는 구조라 설명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 혁신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팀 쿡 시대로 들어선 후로는 '안정의 애플 (NASDAQ:AAPL)'로 불리고 있다. 공급망을 치밀하게 관리하며 공세보다는 수성의 흐름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늦더라도 꼼꼼한 준비를 통해 순식간에 시장을 흔들었다. 5G 아이폰이 대표적이다. 퀄컴과의 분쟁으로 5G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늦었으나 강력한 저력을 발휘하며 빠르게 판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폴더블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것인지 시선이 집중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 시리즈를 바탕으로 폴더블 시장을 개척하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 폴더블폰이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역시 삼성전자가 이미 최초의 기록을 세웠으나 애플이 인텔리전스를 바탕으로 어떤 전략을 수립할 것인지가 변수로 부상하는 중이다. 다만 애플이 오는 가을 아이폰16을 공개하며 인텔리전스는 다소 늦게 공개할 전망이다. 이 역시 변수 중 하나다.
슬라이드폰 컨셉 이미지. 사진=갈무리
한국 1차 출시국 포함?
애플이 다양한 폼팩터를 통해 심기일전을 노리는 가운데 한국 시장 공략에 일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아이폰 신작 '1차 출시국'에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9월10일 아이폰16 시리즈 공개 행사를 열 가능성이 높으며 1차 출시국에는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2009년 아이폰 3GS 공개 후 단 한번도 1차 출시국에 들어가지 못했던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이 신형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공식적으로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특유의 전파인증을 지목한다. 제품의 기밀 엄수가 생명인 애플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치기에 한국을 1차 출시국에 넣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에 애플이 전파인증을 감수하며 신형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한다면, 이는 애플의 '대한국 전략' 변경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유의미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심지어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는 한국은 애플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엉망진창인 AS와 잊을만 하면 나오는 애플맵 독도 문제가 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중국 등 중화권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아시아 시장에 확실한 교두보를 구축하려면 한국 시장이 필요하다. 그 연장선에서 애플스토어를 공격적으로 런칭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입체적 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