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과 고용 창출을 강조하면서 국내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온 중소기업이 새롭게 도약할 기반이 갖춰지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체적으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협동조합
1962년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도입되고 중소기업중앙회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회원 114개사)는 단체 표준인증사업과 가구전시회(KOFURN)로 조합원의 판로 확보와 품질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연합회는 단체표준 인증심사 및 인증업체 관리 등 단체표준 인증 업무를 2013년 7월부터 시작했다. 신발장 등 39개는 단체표준을 운영하고 있다. 칠판보조장 등도 연내 신규로 등록할 예정이다. 연합회는 또 1981년 ‘전국 우수 가구 전시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매년 ‘한국국제가구 및 인테리어산업대전, 한국국제목공산업전시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이탈리아 중국 독일 등 국내외 18개국, 385개 업체(1958개 부스)가 참여해 상담과 신제품 소개의 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ICT(정보통신기술)융합사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기본법 등에 의해 설립된 ICT 산업 관련 정부 1호 인가조합이다. 2013년 설립된 이 조합은 소프트웨어(SW)·ICT 융합 선도, 시장 및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2013년부터 자체 교육과 ‘정보기술(IT) 전문가 100인 면접 세미나’ 등 인력 중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산하기관과 인력양성 협업으로 SW·ICT업에 종사하는 재직자 1500여 명과 신규 입사자 130여 명을 양성했다. 재직자의 직무능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국가직무표준역량(NCS) 체계를 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최근 3년간 회원사를 비롯한 지역 중소기업 64개사에 컨설팅을 수행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전략프로젝트 ‘스마트시티 사업’과 ‘광주광역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사업’에 참여했다.
1966년 설립된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시계 및 부품 제조, 수입업체 64개사가 소속돼 있다. 시계조합은 여러 사업 중 해외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합상설기구인 무역위원회를 통해 타깃 시장 선정, 바이어 발굴, 현지 상담, 사후 관리 등을 돕고 있다. 세계 최대 시계전시회인 ‘스위스바젤월드’와 아시아권 제1의 시계전문 전시회인 ‘홍콩 와치앤드클락페어(Hongkong Watch and Clock Fair)’에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기간 중 전문 통역원도 지원하고 현지 바이어 방문 때 교통편과 통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출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 카탈로그 제작, 인포데스크 비치, 한국관 방문 바이어 설명 등을 진행한다.
◆공동사업 플랫폼 만들고 시장 개척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동조합 육성 의지가 확고한 데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등 산업적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 ‘네트워크 조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강점은 △중소기업 공동사업 플랫폼 △업계 선도 △시장 개척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뭉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공동사업 플랫폼은 중소기업들의 네트워크 조직인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 구매, 판매, 생산, 연구개발(R&D), 브랜드, 교육, 해외 진출, 물류 및 유통 등의 업무를 함께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가입 회원들의 교육과 지도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 능력도 높일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기법과 기술 지도, 경영정보 제공, 임직원 교육 등을 통해서다. 해외시장 개척단을 꾸리고 무역전시회 참여도 독려한다. 바이어 초청 상담 같은 해외 진출 사업을 전개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한다.
협동조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안적 경제 모델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300대 협동조합의 2009~2012년 성장률이 11.6%로, 세계 주요 20개국(G20) 전체 고용 인원의 12% 수준을 차지했다. 실제 핀란드에서는 농업의 99%가 협동조합 형태이고 소매업과 보험업도 40%씩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1890년 설립된 소비자협동조합 미그로의 조합원은 200만 명, 종업원은 8만 명에 이른다.
국내 중소기업협동조합은 939개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전통 제조업이 52%이고 도소매업이 25%다. 전통산업 중심이라는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협업사업 모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형 전문가 육성 등을 통해 기존의 한계성을 극복해야 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규제 개선과 정책 인프라 조성
중소기업협동조합은 개별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조직으로 뭉쳐 극복하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협동조합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규제 개선과 정책 인프라 조성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 내 중소기업협동조합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문제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정책에 대한 중·장기적 정책방향을 수립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중단 없이 이행하려면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협동조합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서 허용하는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 중소기업 간 협업과 혁신성장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중기중앙회는 △협동조합에 대한 운영 자율성 제고 △협동조합을 중소기업으로 인정 △지역별 협동조합 활성화 조례 제정 등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중소기업협동조합,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체질 개선해야"
가구聯, 중소가구 공동브랜드 '코펀' 운영…홍보·마케팅 등 ...
ICT조합, SW·빅데이터 전문인력 양성…취업 연계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