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정부가 지난 17일 선진 7개국(G7) 중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 거래를 합법화하자 국내외 대마초 관련 투자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주가 지난 1월 기호용 대마초 판매를 합법화한 데 이어 캐나다도 가세하자 대마초산업 성장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대마초 사업의 성과 등은 단기간에 가시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장밋빛’ 기대만 갖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코스닥시장서 대마초株 ‘들썩’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마초 관련주는 조정장 속에서도 거래량이 폭발하는 등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에서 대마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뉴프라이드는 1153만 주(428억원어치)가 거래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량 순위 4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미국에서 대마초를 재배하거나 판매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17일에는 캘리포니아의 대마초 재배회사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230원(6.5%) 상승한 뉴프라이드는 이날 105원(2.8%) 떨어진 3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업체인 오성첨단소재와 발광다이오드(LED) 칩 개발업체 세미콘라이트도 대마초 관련주로 꼽힌다. 오성첨단소재는 자회사 카나비스메디칼이 KAIST 연구진과 마리화나 화학물질 ‘칸나비노이드’를 활용한 의료용 대마초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세미콘라이트는 미국 업체와 의료용 대마초 자동판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마초 관련 사업을 하는 바이오빌은 이날 1794만 주(519억원어치) 거래되며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량 1위에 올랐다. 주가는 310원(11.85%) 급등한 2925억원에 마감했다. 합성염료 제조를 주로 하는 바이오빌은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대마초 재배와 가공, 유통업을 하는 회사 GNB 지분 51%를 인수했다. 다만 주가 상승에는 대마초 사업 외에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신사업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19일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해 최대주주가 한류뱅크로 변경될 예정이다.
○해외 대마초 ETF, 1년 새 145% 올라
국내 상장사들의 대마초 관련 사업이 구체적 성과를 드러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해외 상장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라는 전문가 조언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호라이즌스 마리화나 생명과학 상장지수펀드(Horizons Marijuana Life Science ETF)’가 대표적이다. 이 ETF는 대마초 재배 및 유통사 캐노피그로스와 오로라 캐너비스, 대마초 성분을 활용한 처방의약품 개발사 GW파마수티컬스 등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최근 석 달간 43.68%, 지난 1년간 145.02% 올랐다.
‘ETFMG 얼터너티브 하베스트(ETFMG Alternative Harvest) ETF’는 대마초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종목 외에 필립모리스 브리티시타바코 등 현재는 대마초 관련 사업을 하지 않지만 향후 할 가능성이 높은 담배 기업 등에도 투자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마초는 커피나 담배처럼 기호성 소비재라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투자 시점은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를 고민하던 유럽 국가들에서 최근 관련 논의가 수그러들었다”며 “당분간은 모멘텀을 더할 이슈가 없을 가능성이 커 대마초 관련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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