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정치권 리스크로 인한 아르헨티나의 금융시장 패닉에 펀드 업계의 ‘스타’ 매니저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신흥국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매니저들이 불과 며칠 사이 눈덩이 손실을 본 것. 아르헨티나 페소부터 주식과 채권이 일제히 폭락, 발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중도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 크게 뒤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펀드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주식 가운데 75%에 달하는 물량이 작게는 25%에서 크게는 59%에 달하는 하락을 연출한 결과다.
현지 주식시장뿐 아니라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예탁증서(ADR) 역시 동반 급락하면서 타격이 더욱 커졌다.
신흥국 투자에 커다란 비중을 둔 프랭클린 템플턴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머징마켓 채권 구루로 통하는 마이클 하센스탭 펀드매니저가 이끄는 펀드에서 정치권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이후 약 18억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프랭클린 템플턴의 하센스탭 매니저는 특히 아르헨티나 채권을 공격적으로 매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그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 113억달러의 템플턴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서 아르헨티나 채권의 비중은 1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자산 규모 174억달러의 템플턴 글로벌 토탈 리턴 펀드 역시 4억4000만달러의 평가 손실을 떠안았다. 펀드에서 아르헨티나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집계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 소재 애쉬모어 그룹과 피델리티 역시 보유 중인 아르헨티나 금융 자산에서 커다란 손실이 발생했고, 블랙록과 T 로우 프라이스, 핌코 등 메가톤급 자산운용사들이 아르헨티나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회사채 가격 급락으로 일격을 맞았다.
아르헨티나의 금융시장 혼란은 지난 12일 대선 예비 선거에서 친시장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중도 좌파 인물로 통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 패배한 이후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27일 대선을 2개월 가량 앞두고 치러진 예비 선거에서 마크리 대통령의 득표율은 32.1%로 페르난데스 푸보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뒤쳐졌다.
페르난데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포퓰리즘 정책이 부활하는 한편 무역을 중심으로 마크리 대통령이 추진 중인 정책에 일제히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이날 4% 이상 하락, 달러 당 55.9페소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59페소까지 뛰었다. 페소화는 지난 12일 달러 당 65달러에 거래, 30% 폭락하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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