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월30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014년 하락세로 접어든 이후 최고치로 오르자 과열과 조정 리스크도 그만큼 커졌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은 계속해서 원유 롱포지션을 쌓아가고 있다.
1월23일로 끝난 한 주 동안 헤지펀드와 다른 자금운용사들은 원유와 연계된 6대 주요 선물과 옵션 계약에 대한 순롱포지션을 사상 최대인 14억8,400만 배럴로 4,400만배럴 늘렸다.
이들은 작년 6월 말 이후 브렌트, 뉴욕상업거래소(NYMEX), ICE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 미국 휘발유, 미국 난방유와 유럽 휘발유 순롱포지션도 11억7,400만배럴 상당 확대했다.
지난 2년 동안 벤치마크 브렌트유가 3배 가까이나 올랐지만 헤지펀드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
이렇게 되자 작년 6월 말에 불과 1.55:1이었던 헤지펀드들의 롱포지션 대 숏포지션 비율이 11.51:1로 상승했다.
2015년 초 이후 헤지펀드들이 이처럼 한 쪽으로 쏠린 포지션을 잡았을 경우 이후 최근 가격 흐름은 급격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단기적인 가격 급락 위험에 대해 별로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 중기적 펀더멘털이 견고해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경제국가들이 동반 성장세를 보이면서 원유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은 감산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으며, 전 세계 원유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
물론 미국 셰일유 시추가 늘어나고, OPEC의 연대가 약화되고,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이 늘어나고, 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
이런 리스크들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유가가 오를수록 리스크들도 같이 커질 것이다.
시장 내에서도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유가가 오를수록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롱포지션을 줄여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헤지펀드와 다른 자금운용사들의 '극도로' 일방적인 포지션이 시장을 상당히 취약한 상태로 만들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조정이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생산이 조금만 늘거나 소비자 조금만 둔화되면서 유가가 방향을 아래로 틀 경우, 비교적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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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t 1: http://tmsnrt.rs/2DIoG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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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