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2월15일 (로이터) - 지난 10년 간 해외 기술과 노하우를 사거나 벤치마크 하는 등의 방식으로 발전을 이뤄온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주요 서방 시장에 진출한다는 꿈이 실현될 때가 머지 않은 듯하다.
지리자동차, GAC모터, 창청자동차는 디자인, 기술, 판매 전략의 개선을 통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으며, 경쟁이 심한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도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리자동차에서 설립한 새로운 브랜드인 링크앤코의 알랭 비세르 전무는 이번 달 로이터에 "우리 서양 사람들은 엄청나게 오만하다. 우리는 우리가 앞서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오만한 우리들이 감지하지 못한 속도로 우리를 지나쳐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지리자동차는 볼보와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터스를 인수했다. 지리자동차는 2019년에는 유럽으로, 2020년에는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볼보와의 합자 브랜드인 링크앤코는 지리자동차의 서방 시장 진출에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다.
지리자동차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차량만을 판매할 계획이며 딜러들을 통해서가 아닌 직영점이나 온라인을 통해서 판매할 것이다. 지리자동차는 또한 넷플릭스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처럼 구독 시스템을 통해 차량을 대여해줄 수도 있다.
중국 내에서 혼다자동차, 토요타자동차, 크라이슬러와 합자 회사들을 세운 광저우자동차가 모기업인 GAC는 목표한 대로 2019년 말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지리자동차를 꺾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링크앤코와 달리 GAC는 딜러를 통한 전통적인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여기까지 오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여러 난관들이 남아있다.
마케팅 정보회사인 JD파워 베이징 지사의 제프 차이 시니어 디렉터는 "미국과 같은 시장의 주요 장애물은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 대부분은 중국이 저품질 상품을 만드는 제3 세계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균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국의 대미 흑자도 문제다. 중국산 자동차는 대미 흑자를 늘릴 수 있다.
◆ 직접 판매
링크앤코는 2019년 하반기에 베를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2020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도 전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직접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 미국 내 일부 주들의 경우, 링크앤코는 구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유통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이 시스템 하에서는 짧게는 한 달 동안 계약을 맺고 차량을 빌릴 수 있다.
비세르 전무는 매출 중 약 25%를 딜러 마진과 할인으로 잃고 있기 때문에 링크앤코가 이와 같은 전례 없는 유통 모델을 시험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판매를 할 경우 이러한 '손실' 중 절반 이상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미국 내 직접 판매로 링크앤코는 정치적으로 힘이 센 업계 로비 단체인 전국자동차딜러협회(NADA)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비세르 전무는 NADA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딜러들이 결국에는 링크앤코에 동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리와 유지 등 링크앤코 차량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사람들은 결국 딜러들이고 딜러들이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분야가 이러한 차량 서비스 분야이기 때문이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