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5월26일 (로이터) -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달 회사채 매입을 시작할 때 작은 규모로 시작해 차츰 월간 매입 규모를 50~100억 유로로 늘릴 계획이라고 복수의 ECB 소식통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ECB는 경기부양을 위해 1조47000억유로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투자등급의 회사채도 매입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6억유로 규모의 유로존 채권시장은 이미 대출에 큰 어려움이 없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대기업들이 독자치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CB는 중앙은행이 투입한 유동성이 이런 대기업보다는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흘러가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까닭에 ECB는 점진적으로 매입 규모를 늘릴 것이며 월간 매입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들 중 한 소식통은 "매입 규모에 큰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발행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회사채 매입이 시작되고 몇 달간 매입 규모가 10억유로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 공급 측면에서의 효과
ECB가 아직 회사채를 하나도 매입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공급 측면에서 효과가 발생했다.
회사채 매입 계획을 발표한 3월 둘째주 이후, 유럽 비금융기업들은 총 610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동기에 비하면 50%나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발행은 여전히 현금이 풍부한 나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판매된 신규 발행 회사채 가운데 독일, 영국, 프랑스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70%를 차지했으며, 주변국에서 공급이 증가하는 조짐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발행자들도 3월 이후 크게 늘지 않아, S&P글로벌레이팅즈는 이 기간 오직 3곳의 기업 채권에만 ECB 매입적격 자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S&P 기업 리서치 대표 폴 와터즈는 "ECB 프로그램으로 발행자들이 향후 수개월 발행을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다.
(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