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0월10일 (로이터) - 매년 여름 중국 서북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볜창에서는 주민들이 사흘 밤 동안 공연되는 중국 전통 연극을 보러 모인다. 이 모임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가 있으며 팝콘, 닭요리 등 먹거리도 제공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손녀와 손자들을 돌본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행사에 참가하는 아이들의 부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이 마을의 부모들은 자녀를 조부모에게 맡기고 마을을 떠나 인근의 도시에서 일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이러한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에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두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맞아 작년 7%도 안되는 성장률을 기록해 25년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지만 중국의 공식 실업률은 4%를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실업과 불완전 취업의 실상은 2억7,700만명의 이주 노동자의 현황을 포함하지 않는 공식 데이터에 가려져 있다.
볜창이 위치한 중국 산시성 위린시는 석탄 및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볜창에 사는 장스후와 그의 아내도 최근까지 이주 노동자였다.
몇 년 전 부동산 붐이 위린시에도 불어닥쳤을 당시, 이 부부는 볜창 인근의 도시에서 공사장 인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점을 운영해 매달 1만 위안을 벌었다. 이는 이주 노동자로서 받는 월급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나갔다.
14년 전 볜창을 떠났던 장스후는 "작년에 수익을 내는 것이 무척 어려워졌다. 그래서 매점을 닫고 주방장 일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일자리를 찾는 것도 어려웠다. 고용하려는 사람이 없었고 간신히 취직했지만 몇 달 후 해고당했다. 일했던 식당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장이 직원들을 해고하고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그의 아내는 고향인 볜창으로 돌아와 그의 부모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들은 이제 소 200마리를 기르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위린시의 상업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경제 둔화는) 이주 노동자들이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큰 문제다. 고향에 머무르며 이들이 얻는 소득은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HSBC의 줄리아 왕 이코노미스트는 이주 노동자들은 고용 풀에서 매우 탄력적인 요소로서 공식 통계의 어느 곳에서도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간 이주 노동자 풀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정부 데이터에서 이주 노동자의 숫자는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가장 작은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해 출신 성(省)이 아닌 다른 성으로 이주한 노동자의 숫자는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