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턴, 트럼프 누르고 승리할 확률 90% - 여론조사
* '트럼프 ETF' 상승...美 증시 변동성지수는 초반 오름폭 반환하고 강보합
* 스미스앤웨슨 등 총기 제조사, 건보사 주가 강세
뉴욕, 11월9일 (로이터) -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베팅하며 이틀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다.
월가는 국무장관을 역임한 클린턴이 시장에 보다 명확성과 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간주하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 선호해왔다. 또 클린턴의 대선 승리는 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철거해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트럼프의 외교, 무역, 이민 정책은 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인식 속에 시장의 우려감을 키워왔다.
여론조사업체 보트캐스터(VoteCastr)가 인터넷 매체 슬레이트(Slate) 등 여론 매체들을 통해 제공한 실시간 출구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이 승리를 위해 반드시 따내야 하는 플로리다주에서 초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투자자들은 신빙성에는 다소 의구심이 들지만 보트캐스터의 데이터가 이날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뒤 상승 반전, 후장에 접어들면서 오름폭을 확대했다.
전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전국 폴에 따르면 클린턴이 트럼프를 누르고 당선될 가능성은 90%로 집계됐다.
웨드부시증권의 증시 거래 부문 매니징 디렉터인 마이클 제임스는 "시장은 클린턴의 승리가 지난 2주간 직면했던 불확실성의 먹구름을 걷어줄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증시는 기본적으로 과매도 구간이었던 지난주로 다시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 .DJI 는 0.40% 오른 1만8332.43, S&P500지수 .SPX 는 0.38% 상승한 2139.53, 나스닥지수 .IXIC 는 0.53% 전진한 5193.49로 장을 닫았다.
뉴욕증시의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 .VIX 는 초반 급등세를 딛고 0.16% 오르는데 그쳤다. 종가는 18.74. 이 지수는 전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직후였던 지난 6월28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른바 '트럼프 ETF'로 불리는 미 증시의 '아이셰어즈 MSCI 멕시코 Capped ETF' EWW.P 는 전일 5년이 넘는 기간 중 최대 오름폭을 기록한 뒤 이날도 1.75% 추가 상승했다. 트럼프 ETF는 트럼프의 정책이 멕시코에 극히 부정적으로 간주되는 만큼 그의 당선 가능성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폴에 따르면 클린턴은 선거인단에서 303명을 확보해 트럼프(235명)에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는 270명이다. 이뿐 아니라 클린턴은 일반 유권자 투표(popular vote)에서도 44%로 트럼프(39%)를 앞서고 있다.
지난 일요일(6일)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서버 사용과 관련한 재수사를 무혐의로 종결,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높인 뒤 전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2% 이상 오르며 지난 3월1일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특징주로는 총기제조사인 스미스앤웨슨의 주가가 2.15%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총기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총기 구입에 나서는 이들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총기 제조사 주식에 대한 사자 주문이 늘었다.
클린턴이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확대를 공약한 만큼 건강보험사 주가도 상대적인 강세였다. 애트나가 2.8%, 앤섬이 2.7% 급등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