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2월14일 (로이터) - 중국 주요 부동산개발업체 대부분이 올해 본토 토지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이날 공개된 로이터 서베이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사상 최고 수준의 부동산 가격과 정부의 규제 조치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중국 상위 20개 부동산개발업체 가운데 10곳을 대상으로 전화 및 문자 등의 수단을 이용해 익명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들의 연간 매출을 합치면 3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조사에 참여한 10개 부동산개발업체 중 8곳이 올해 예산을 10~50% 증대한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두 곳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4대 1선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그리고 2선도시인 쑤저우, 우한, 허페이 지역에서 토지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3선도시와 4선도시의 토지 매입은 대부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수요가 강력하고 토지 공급이 부족한 주요 도시와 나머지 지역에서의 가격 격차가 더욱 더 확대될 가능성이 보인다.
지난해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불황 간 급격한 경기 순환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게 됐고, 그 결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도입됐다.
중국 내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한 곳인 선전에 소재한 한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로 인해 올해 주택판매는 2016년 만큼 열기를 띠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에 주택 재고를 대부분 대부분 매각했기 때문에 지금은 토지 매입의 적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성장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공격적인 매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상황을 설명한 뒤 "올해의 테마는 본토 토지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이득이 더욱 커져 노동, 건축자재, 마케팅 비용 등을 통제하는 데 있어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부동산개발업체들은 본토 토지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한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규모 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 상위 20개 부동산개발업체들은 2020년이 되기 전에 신규 주택 판매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 기록한 26%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한편 이들의 본토 토지 매입 확대 계획은 올해 중국 전역에서 부동산 투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과 대조적이다.
2016년 중국 부동산 투자는 6.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CASS)은 2017년 중국의 부동산 투자가 5.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