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9월27일 (로이터) - 중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좇는 중국 투자자들이 조만간 홍콩 증시를 지배해 홍콩의 주식들, 특히 소형주들의 거래 양상이나 가격 패턴을 재정의할 수도 있다.
향후 3년 내 홍콩 증시 거래액에서 차이나 머니(중국 투자자들의 돈)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의 10분의 1에서 3분의 1로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UBS를 비롯한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5년 내 차이나 머니가 홍콩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를 것이라고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홍콩 증시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되며, 한편 서구 투자자들은 심각한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의 돈이 홍콩 증시의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이른다.
자산운용사들은 규제 완화, 위안화 절하 및 홍콩 증시와 중국 증시간 밸류에이션 갭에 의한 수익률 추구로 차이나 머니가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는 펀더멘털에 의지한 서구 투자자들과 그보다 공격적이고 투기적인, 모멘텀을 추구하는 중국 투자자들 간의 문화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홍콩 증시의 소형주에서 특히 더 두드러질 것이다. 이르면 11월부터 선강퉁이 개통되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의 중소형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되고, 이로 인해 이들 주식이 필요로 하던 풍부한 유동성이 제공되겠지만 성장주들에 대한 투기 열풍이 나타날 수 있다.
UBS의 루원제 전략가는 "홍콩 증시의 소형주들은 낮은 유동성과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본토 투자자들은 성장주를 선호해왔으며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종종 높게 책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밸류에이션 갭을 고려할 것
우량주들의 경우, 홍콩 증시와 본토 증시와의 가격 격차가 이미 좁혀진 상태다. 중국 투자자들이 HSBC, 텐센트, 중국공상은행(ICBC)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이미 출범한 후강퉁을 통해 매입했기 때문에 중국 증시에 상장된 우량주들 가격은 홍콩 증시의 가격보다 20% 정도만을 웃돈다.
선강퉁은 투자자들이 더 다양한 주식들을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라우 킨거 중국 주식 전략가는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소형주들 간의 밸류에이션 갭은 꽤 크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의 소형주들은 기대 순익보다 40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에서 최고 수준이며, 홍콩 증시의 소형주들 가격의 4배에 해당한다.
홍콩 투자자들보다 거래 빈도가 보통 8배 정도 높은 중국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의 거래량과 변동성을 늘리고 아마도 내부자 거래 사건도 늘어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푸쉐쥔 화룽 증권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매우 영리하다. 이들은 홍콩 증시에 중국 스타일을 일부 도입하겠지만 (공매도와 추가 주식 발행 등을 포함한) 새로운 환경에 대해서도 배우고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처럼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증권 거래소는 본토로부터 자금 유입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향후 시장 활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