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월31일 (로이터) -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내년에도 견실한 경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 위험요인도 잠재해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결정은 물가와 성장, 그리고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31일 미리 배포한 신년사에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장기화가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 그리고 이러한 불균형의 누적이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물가에 미칠 영향에 한층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과 그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세계교역 둔화, 북한 리스크의 수시 부각 등 외생 변수와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소득불균형 심화, 가계부채 누증, 차세대 첨단산업 발전의 지연 등 대내적 리스크를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러한 인식 하에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기 회복 모멘텀을 이어 나가면서도 경제 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지금이 개혁 추진의 적기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이 총재는 정부의 노력으로 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부채의 총량이 크고 증가 속도가 소득에 비해 여전히 빨라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밖에 이 총재는 디지털 혁신에 따른 지급결제 환경의 큰 폭 변화와 사이버 리스크, 가상화폐 관련 문제 등 새로 떠오르는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