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4월1일 (로이터) - 제너럴일렉트릭(GE) 산하 GE캐피털(GE Capital)이 31일 미 정부에게 자사를 더 이상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으로 지정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란 ‘망하게 내버려 두기엔 너무 큰(too big to fail)' 업체라는 의미로 ‘대마불사'와 유사한 개념이다.
키쓰 셔린 GE캐피털CEO는 성명서에서 자사는 이제 사세가 위축돼서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당국의 엄격한 감시에 처해지고 필요 시 자본 확충을 요구받을 수 있다.
한편 한 연방판사는 30일 미 최대 생명보험 업체 메트라이프(MetLife Inc)의 ‘제도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 지정을 철회했다.
GE캐피털은 자사의 결정은 이와 무관하다면서 회사는 이미 지난해 10월 금융안전감독위원회(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Council)에 올해 1분기 중 ‘지정 철회'를 신청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에 따르면 감독 당국은 비은행 금융기관들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업체로 지정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중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merican International Group Inc: AIG)의 구제를 위해 1,82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데 일부 기인한 것이다.
현재 수 개의 비은행 금융기관이 대마불사 업체로 지정돼 있는데 이들은 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각종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다.
지난 2013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GE캐피털은 자산규모가 2012년 말 5,490억달러에서 현재 2,650억달러로 반토막 났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GE캐피털은 미국 내 모든 소비자 대출(consumer lending)을 중단했으며 부동산 관련 부채를 75% 이상 감축했다고 말했다. 또 보유 부동산을 모두 처분했으며 발행했던 기업어음(CP)을 90% 가까이 상환했다는 것.
셔린은 "사업 모델을 바꾸고 회사 규모를 축소하며 위험 노출도를 낮추는 우리의 노력은 그동안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AIG의 대주주인 억만장자 투자가 칼 아이칸은 AIG에게 회사를 분할해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 지정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피트 핸콕 AIG CEO는 31일 메트라이프 판결로 자사에게도 지정 철회를 추구할 기회가 도래했다면서 그러나 "아직 최종 결정 전"이라고 말했다. (리사 램버트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