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월4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조치에 급락 출발한 뒤 변동성 확대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미 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00~1.25%로 50bp 전격 인하했다.
연준이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코로나19 확산이 연준의 경제 성장 전망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망이 불확실하고 상황이 유동적임을 인정했다.
이 시점에서 주목할 점은 이같은 연준의 긴급 조치에도 뉴욕 주요 3대 지수 모두 3% 가까이 하락 마감한 점이다. 연준의 50bp 금리 인하를 반영해왔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연준의 과감한 조치에 대한 시장 반응치고는 너무 차갑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국제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강도 면에서 이를 넘어선 더욱 강력한 정책 당국의 대응을 기대하는 것으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달러지수는 장 중 근 8주래 최저치까지 하락한 뒤 저점에서 소폭 반등해 0.4% 하락 마감했다. 역외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은 한때 118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직전 거래 종가 대비 약 9원 하락한 1185원선에서 최종호가됐다.
이같은 역외시세를 반영해 지난 2일에 이어 또 한번의 갭다운 장세로 시작할 환율은 이후 국내외 증시 여건을 살피면서 보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가운데 달러가 약세 동력을 키우는 상황이 달러/원 환율 상단을 짓누르겠지만 미국 증시가 촉발할 시장 불안심리는 달러/원 하단을 견고하게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주부터 연일 국내 주식을 처분하는 외인들의 공격적인 매도세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경계감은 적지 않다.
환율이 전고점을 위협하면서 상승 시도에 나설 때 당국 물량에 외인 역송금 수요가 어느정도 소화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7거래일 동안 약 5조원 상당의 순매도 규모 만으로도 달러/원에 대한 롱 심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연준의 전격 등판을 두고 시장의 안도와 불안이 교차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서로 상충되는 달러 약세와 증시 약세 여건을 저울질하면서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