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16일 (로이터) - 미국 달러가 15일(현지시간) 약세를 나타냈다. 9월 중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주 7년래 최고치까지 올랐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조정양상을 이어간 데 영향을 받았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15% 내린 95.08을 기록했다.
미국의 9월 중 소매판매 증가세는 예상보다 둔화했다. 자동차 구매가 늘었지만 식당과 주점의 매출이 약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중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비 0.1% 증가했다. 시장이 예상한 0.6% 증가를 하회했다. 8월의 수치는 0.1% 증가가 유지됐다. 1년 전보다는 4.7% 증가했다.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만의 윈 씬 통화전략부문 글로벌 헤드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약세를 기록했으며, 이는 달러 매도세를 촉발하는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보다 둔화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임대료가 인상됐지만 에너지 비용은 하락했고,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9일 3.26%까지 올라 지난주 달러 수요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현재 10년물 수익률은 약 3.15%를 기록하는 등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기에, 투자자들은 달러 매수를 촉발할 수 있는 새로운 요인을 모색하고 있다.
씬 헤드는 "미국 자산의 수익률 상승 요인이 새로 나타날 때까지, 달러 가치는 불확실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증시 약세의 영향으로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이날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증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서방세계간 긴장이 조성된 여파로 이날 타격을 받았다.
사우디는 왕실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지난 2일 실종된 이후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독일 기독사회당(CSU)은 전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의회선거에서 참패한 뒤 독일의 정치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이민주의를 내세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9%의 득표율로 바이에른주 의회에 처음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알빈 탠 통화 애널리스트는 "(독일 선거 결과가) 큰 정치적 위험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는 유럽 내 정치적 위험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로/달러는 0.13% 상승한 1.1577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달러는 0.02% 내린 1.3151달러를 나타냈다. 장중에는 1.3182달러로 일주일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아일랜드 국경 문제로 브렉시트 합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탓에 오는 17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잃었다.
달러/엔은 0.34% 내린 111.81엔을 기록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