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3월16일 (로이터) -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현상이 디플레이션의 악령을 밀어내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하 인플레) 연동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뉴질랜드는 이번 달 초에 2년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 연동 채권 입찰에 나섰고, 지난주 이탈리아도 2008년 5월 만기의 유로존 인플레 연동 채권 30억유로어치 입찰에 돌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원은 "올해 초부터 인플레 연동 채권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늘었다"면서 "이제 진정 분위기가 예전과 180도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소비지출과 경제성장을 위축시키는 물가 하락, 즉 디플레를 걱정해야 했다.
아직까지 장기 인플레 전망이 강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은 작년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투표 이후 가장 약하게 취했던 대부분의 인플레 베팅을 철회하고 있다.
벤치마크 바클레이즈 세계 국채 인플레 연동 지수 .BCGLOIL 는 작년 12월 9개월래 저점 대비로 근 2% 상승했다. 다만 이는 아직까지 작년 고점보다는 한참 낮은 수준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인플레 연동 채권과 만기가 같은 일반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 즉 인플레 기대율(breakeven rate)이 확대되면서, 인플레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인플레 기대율은 1월 2014년 9월 고점을 찍은 후 현재는 약 2% 정도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이 향후 10년 동안 2% 인플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베팅했던 작년 7월의 1.5% 부근에서 올라간 것이다.
독일 10년물 국채의 인플레 기대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 목표치인 2%보다 약간 못한 수준보다 낮은 1.41%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작년 1% 미만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한 것이다.
인플레가 평균 인플레 기대율보다 높으면 인플레 연동 채권은 고정금리 채권에 비해서 선전하는 경향을 보인다.
JP모간자산운용의 고정자산부문 글로벌 헤드인 밥 미셸은 "우리는 지금 인플레 연동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인플레가 과소평가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가 선호하는 인플레 측정치인 근원 PCE 물가지수는 1월 월간 최대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로도 1.7%가 올랐다.
2월 유로존 인플레도 ECB의 목표보다 높은, 4년 만에 최고인 2%를 기록했다. 스위스의 인플레도 1월에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으로 상승했다.
심지어 다년간 디플레와 씨름하던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1월에 전년동월 대비로 201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0.1% 상승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