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월02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후 쉴 새 없이 펼쳐진 미국 증시 랠리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주도한 랠리가 가지는 모든 특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랠리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금부터는 랠리가 순조롭지 않게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최근 거의 매일 신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 증시는 2004년 이후 가장 비싼 상태다.
28일(현지시간)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또 한번 매수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연설에서 그는 투자자들이 고대하고 있던 성장 정책에 대한 세부 사항을 많이 공개하진 않았지만 그의 공격적인 톤이 다시 차분해진 것이 투자자들의 낙관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이 강화된 것도 랠리에 기름을 부어, 간밤 미국 증시는 은행주 주도로 상승했다.
작년 11월 이후 펼쳐진 증시 랠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지출 증가, 법인세 인하 및 탈규제 등 정책이 경제 성장과 더불어 기업 실적의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들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인 오바마케어의 폐지 등 공화당 의원들이 동의하는 사안조차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만만치 않다.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평가를 '비중확대(overweight)'로 제시한 노던트러스트 은행의 밥 브라운 최고운용책임자(CIO)는 "트럼프가 법인세 개혁, 탈규제 등과 관련해 진전을 보인다면, 시장이 랠리를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진전이 없다면, 사람들은 리스크 자산을 테이블에서 치워버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가격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작년 11월 8일 이후 S&P500지수는 12% 상승했다. 또한 미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전망치는 18배로, 이는 톰슨 로이터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1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그러나 워렌 버핏 등 '큰 손'들은 낙관적이다.
이번 주 버핏은 CNBC에 미국 증시가 현 금리 수준에서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미국 증시가 "내일 2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관련기사 년 간 지속될 수도 있는 강세장이 진행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이 대형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도 시그널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노트를 통해 " 기업 순익은 주기적으로 상승하며, 이 순익에 대해 시장이 부여하는 배수 또한 종종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S&P 500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현 수준에서 2% 가량 오른 2,450로 전망했으며, 2018년 이전에 이 지수가 2,230를 하회하는 때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한 "정책 연기와 정책을 둘러싼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시장에 반영돼 있긴 하지만 이보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세제 개혁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우려했다.
뉴욕 소재 투자은행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스콧 클레몬스 CIO는 세제 개혁에 대한 언급이 너무 짧았으며 세제 개혁이 최우선 사항이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이유로 시장이 후퇴한다고 해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며 그 이유로 기업 순익이 견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톰스로이터의 I/B/E/S 데이터에서는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순익이 연간 기준으로 10%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도 낮게 잡은 것이며,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에서만 기업 순익이 10.6%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