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2월20일 (로이터) - 정부는 3월말 3000억원 규모의 50년물 국고채를 경쟁입찰로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시기를 3월말로 잡은 것은 미국 FOMC회의를 지켜본 후 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올해에는 다른 연물과 마찬가지로 50년물도 경쟁입찰로 발행하기로 했다"며 "수요에 따라 발행규모는 3000억원에서 수백억원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해 1조1000억원의 50년물을 인수단을 구성해 발행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정부가 50년물을 상반기와 하반기 중에 각각 5000억원씩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50년물 발행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장기 투자자들 뿐 아니라 PD들의 입장도 고려해 우선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수요를 먼저 조사했다"며 "50년물 발행은 정부가 필요해서 발행하는 게 아니라 시장의 수요에 맞춰서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조심스럽게 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라도 물량이 많아) PD들이 손해를 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러가지로 밸런스를 맞추는 데 역점을 두고 발행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재정부 관계자들은 가급적 올해 1조원 내외로 발행할 계획이지만 중요한 건 시장 수요라며 발행 규모로 1조원선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또 장기채 발행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시장의 장기채 수요를 국고채만으로 충당하기는 어렵다며 국고채는 궁극적으로 벤치마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기물 비중을 늘리는 건 현재 보다 조금 더 발행한다는 정도지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건 아니다"며 "보험사도 정부에만 장기채 공급을 의존해서는 안되고, 기업들도 진취적으로 생각하면 장기적인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는 적기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고채 장기물이 소화되고 거래가 활성화돼 시장에서 장기채 벤치마크 금리가 형성되면 회사채 장기물 등이 발행돼야 한다"며 "이게 장기채 수요를 충족시키는 궁극적인 답"이라고 말했다.
(이신형 기자, 편집 장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