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9일 (로이터) - 달러/원 환율이 9일 크게 올랐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을 깨고 우위를 점하면서 금융시장의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강화된 여파였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등 주요 경합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당선 가능성을 크게 높인 상황이다.
이에 국제 금융시장은 전형적인 위험회피 성향을 보였다.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으며 달러/엔 환율도 오전중 거래됐던 105엔대에서 101엔대까지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었다.
이날 환율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우세 전망속에 하락 출발했다. 개장가로 1129원을 기록한 환율은 이후 트럼프의 지역별 승리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반등하기 시작해 전일 종가를 넘어 급등 양상으로 돌변했다.
환율은 1140원과 1150원을 잇따라 넘어서면서 일중 고점으로 1157.30원을 기록했다. 전일 종가에서 무려 22원이나 오른 수준이자 장중 기록으로 지난 7월8일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환율이 폭등하자 외환당국이 속도 조절 차원의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장 막판에는 급등에 따른 부담과 차익 실현 분위기속에 상승폭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환율은 1140원대로 반락한 뒤 최종 거래로 1149.50원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워낙 쇼킹한 뉴스였다. 시장이 얇을 수 밖에 없었고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쉽게쉽게 움직였다"면서 "장 후반엔 달러/엔도 반등하고 페소도 고점 대비 좀 밀리고 해서 달러/원도 차익 실현 물량들이 좀 나온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 막판 낙폭을 일부 줄이며 102엔대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지수가 3% 이상 하락했다가 전일비 2.25%의 하락률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달러/엔 환율이 급락하고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어제 서울장 마감 무렵 100엔당 1080원대에 형성됐던 엔/원 재정환율은 이날 113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 마감 무렵엔 1120원대로 다소 반락했다.
▶ 시가 1129 고가 1157.3 저가 1128.7 종가 1149.5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2141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