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보세요! 지금 구독하기

경제지표 악화 속 12년 만에 美 장·단기 금리역전…'침체 시그널'에 떤다

입력: 2019- 03- 25- 오전 12:44
경제지표 악화 속 12년 만에 美 장·단기 금리역전…'침체 시그널'에 떤다
경제지표 악화 속 12년 만에 美 장·단기 금리역전…'침체 시그널'에 떤다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 역전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에 휩싸였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금리가 2016년 10월 이후 2년 반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세계 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줄줄이 급락하는 등 침체 조짐이 깊어진 영향이 컸다. 미 중앙은행(Fed) 등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선회도 일조했다.

지난 22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7.8bp(1bp=0.01%포인트) 내린 2.459%로 마감했다. 작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장중 한때 2.428%까지 급락해 3개월물 수익률(2.453%)보다 2.5bp 낮아졌다. 통상 만기가 긴 채권은 불확실성을 반영해 금리가 더 높아져야 하는데, 10년 뒤 만기가 오는 채권이 지급하는 이자가 3개월 만기 채권보다 더 적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가 역전된 것은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장 막판 3개월물은 10년물과 같은 2.459%에 마감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도 장중 한때 2007년 이후 최저인 10bp 이내로 좁혀지기도 했다.

미국뿐 아니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6.3bp 내린 -0.02%에 거래돼 2016년 10월 이후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일본 채권시장에서도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시 4bp 하락해 -0.07%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0.8%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촉발한 1차 요인은 부진한 경제지표였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이날 발표한 독일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44.7을 기록했다. 69 개월 만의 최저치로 예상치(48), 전월치(47.6)를 모두 밑돌았다. 유로존의 3월 합성 PMI 예비치도 51.3으로 예상(51.8)을 밑돌았다. 미국의 3월 마킷 제조업 PMI 예비치도 12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52.5로 예상(53.5)에 못 미쳤다.

나쁜 소식이 줄줄이 날아들면서 각국 증시가 폭락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460.19포인트, 1.77%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0%, 나스닥지수는 2.50% 급락했다. 특히 이날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 현상은 ‘R의 공포’를 키웠다. 단기보다 장기 금리가 낮아진다는 건 미래 성장 전망이 어둡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에 따르면 1955년 이후 한 번만 빼고 금리 역전은 1~2년 내 침체로 이어져왔다.

다만 이번 금리 역전 현상을 반드시 침체의 전조로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Fed 등 주요 중앙은행의 완화적 정책 선회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채 금리가 급락했지만 침체 징조가 없더라도 급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 동결을 시사하고, 자산 축소 종료와 함께 주택저당채권(MBS)은 처분하고 대신 국채를 매입할 계획을 밝혔다. 국채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금리는 20~22일 2.61%에서 2.4%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성장·고용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수익률 곡선 역전을 우려하지만 일시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디스도 “미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침체 우려는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독일 국채 금리까지 마이너스로 전환돼 해외 투자자의 미 국채 수요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현상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유럽 중국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 FOMC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2.1%로 예상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의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1.1%)의 두 배에 달한다.

자금 흐름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확인된다. 펀드평가회사 리퍼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채권펀드에는 북미에서 77억달러가 유입되는 등 세계적으로 121억달러가 순유입됐다. 11주 연속 순유입이다. 반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유럽, 아시아, 신흥국 등에서 모두 돈이 빠졌다. 다만 북미에선 65억달러가 들어오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29억달러가 유입됐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원재료 수입하는 식품·정유株 유리…SK이노베이션·삼양식품·농...

미국 증시, 중앙은행 정책 기대감에 상승…다우 0.84%↑

유럽·중국發 경기둔화 조짐에…美 '양대 긴축카드' 접었다

이주열 "통화정책 운신폭 확대…금리 인하는 검토할 때 아니다"

美 긴축중단에 한숨 돌린 中…부양정책 공간 넓어질 듯

비둘기 FOMC에도 엇갈린 전망…"非미국자산 주목"

최신 의견

리스크 고지: 금융 상품 및/또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상실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며,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고 금융, 규제 또는 정치적 이벤트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 거래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금융시장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 및 비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 경험 수준, 위험성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실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본 웹사이트의 데이터 및 가격은 시장이나 거래소가 아닌 투자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이 정확하지 않고 시장의 실제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은 지표일 뿐이며 거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usion Media 및 본 웹사이트 데이터 제공자는 웹사이트상 정보에 의존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Fusion Media 및/또는 데이터 제공자의 명시적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를 사용, 저장, 복제, 표시, 수정, 송신 또는 배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의 제공자 및/또는 거래소에 있습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광고주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광고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리스크 고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므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에 차이가 있는 경우 영어 원문을 우선으로 합니다.
© 2007-2024 - Fusion Media Limited. 판권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