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3월13일 (로이터) - 영국의 제조업 생산이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거의 7년 만에 가장 강력한 증가세를 보였고 수출 또한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이날 발표된 지표에서 나타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파운드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비 0.9% 감소했다. 로이터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 중간값인 0.6% 감소에 비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 제조업 생산은 2.1% 증가하며, 2010년 5월까지 3개월 이후 가장 강력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1월 제조업과 전력 및 북해 석유 생산까지 포함하는 산업생산은 전월비 0.4% 감소해 로이터폴 전망치에 부합했다.
전년대비로는 제조업 생산은 2.7%, 산업생산은 3.2%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제조업 부문은 최근 몇 년 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의 경제 회복과 더불어 지난해 6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 가치가 하락한 것이 제조업 성장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 영국 제조업연맹(EEF)은 2017년 초 영국 제조업 부문이 3년여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조업이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약 10%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동안 영국 경제가 브렉시트 충격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줬던 영국 소비자들이 이제 소비에 신중한 태도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이날 ONS가 공개한 또 다른 지표에서 1월 영국의 상품 무역적자가 108억3300만파운드로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폴 전망치인 110억5000만파운드 적자를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ONS는 지난해 4분기 무역적자 수치를 앞서 발표한 86억파운드에서 50억파운드를 대폭 하향 수정했다.
영국의 무역이 개선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1월까지 3개월 동안 영국산 제품 수출량이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여 만에 가장 강력한 증가세다. 이 기간 수입은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ONS 측은 파운드 가치 하락이 영국의 수출업체들을 돕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지난 6개월 간의 지표를 감안하면 해외 시장에서 영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부 장관은 영국 경제의 내수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8일(현지시간)에는 지난해 0.4% 감소했던 순무역이 올해는 0.3%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파운드 가치 하락은 해외에서 영국산 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영국 수출업체들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장에서 사용되는 수입산 원자재와 연료에 투입되는 비용을 높이기도 한다.
한편 이날 ONS는 1월 건설업 생산이 전월비 0.4% 감소하고 전년비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폴에서 전문가들은 전월비 0.2% 감소, 전년비 0.2% 증가를 예상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