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전자 수원공장 전경. 사진= 서연전자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서연전자 신용도에 먹구름이 끼었다. 신용도 하향 검토대상에 오른 탓에 BB급의 끝자락에 놓이게 됐다. 그 배경은 최대주주 변경이다. 총자산 2조원대 그룹에서 3000억원대로 계열 변경이 되면서 지원가능성이 저하됐다는 평가다.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4일 서연전자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를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신용등급은 BB0이다. 신용도가 하향할 가능성이 짙어진 셈이다.
신용도 하향의 주원인은 최대주주 변경이다. 서연전자는 지난 2일 코스닥상장사 모베이스가 코스피상장사 서연이 보유한 서연전자 지분 1353만3192주(지분율 50.12%)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대금은 약 235억원이다.
서연전자의 새로운 최대주주인 모베이스의 재무지표는 나쁘지 않다.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말 현재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206억원, 마이너스(-)311억원이다. 순차입금 경우 최근 5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부채비율(37.4%), 총차입금의존도(6.3%) 등 전반적인 재무지표 역시 건전하다.
하지만 최대주주의 규모 등에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최대주주 대비 우량한 기업으로 편입됐다면 신용도에 긍정적이겠지만 그 반대인 탓에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최대주주이자 서연그룹의 지주사인 서연의 총자산(올 상반기 연결 기준)은 2조8112억원이다. 모베이스의 총자산은 1/7 정도인 3275억원이다. 최대주주가 코스피상장사에서 코스닥상장사로 변경된 점도 비우호적으로 평가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코스피상장사에 대한 자본시장의 신뢰도가 코스닥상장사 대비 높다”며 “특히 외부차입 등에 있어 코스피상장사 계열이 더욱 우호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업적 시너지 역시 불안요소로 꼽힌다. 모베이스의 주력 사업은 휴대폰과 재봉기다. 서연전자가 영위하고 있는 자동차부품과는 사업적 연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모베이스가 지난해 인수한 자동차부품사 산일테크와 협업이 가능할 수 있지만, 산일테크의 총자산(지난해 말 현재 253억원)과 산업 내 지위 등을 감안했을 때 긍정적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부품업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라며 “서연그룹이 서연전자를 매각할 배경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서연전자가 모베이스로 인수된 이후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최종신용등급의 결정 과정에 긍정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모베이스와 서연전자의 지배적 긴밀성, 피인수 후 사업전략의 변화, 모베이스 종속기업과의 사업적 연계성, 모베이스의 재무안정성 변동 등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