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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시내 한 아파트를 구입한 회사원 이모씨(43)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씨는 당시 결혼하면서 고정금리형 주담대로 ‘내집 장만’을 했다. 대출을 오랫동안 갚기에는 고정금리가 안정적이라는 말에 연 3.8%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주담대 금리가 연 2%대까지 떨어지면서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하고 있다. 이씨는 “고정금리가 장기적으로 좋다는 말도 있지만 매달 나가는 금액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더라도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른 은행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갈아타기에 나서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담대 금리가 1년 새 1%포인트 넘게 떨어진 탓이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주담대 금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정부가 공급하는 연 2%대 초반 고정금리의 ‘대환용 정책 모기지’(가칭)도 출시될 예정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출을 알아보고 갈아타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주담대 금리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주 국민은행이 판매한 5년 고정형 주담대(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금리는 연 2.26~3.76%로 전주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이 2006년 혼합형 대출상품을 출시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다. 지난해 금리가 가장 높았던 시점(2월 말 연 3.54~5.04%)과 비교하면 금리 차이는 1%포인트가 넘는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수준이다. 비슷한 조건의 상품을 보면 농협은행은 연 2.31~3.71%, 우리은행은 연 2.50~3.50%다. KEB하나은행은 연 2.63~3.73%, 신한은행은 연 2.65~3.66% 수준이다.
실제 주담대를 받을 때 금리는 이보다 조금 더 높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이 고시하는 최저금리는 자동이체나 카드 사용 실적 등 여러 가지 요건을 모두 맞춰야 제공된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실제 최저 금리는 연 2.62% 수준이다. 작년 2월 말 금리(연 3.84%)에 비하면 1.22%포인트 낮다. 주담대로 3억원을 빌렸다면 납부하는 이자가 연 300만원 넘게 차이 나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대출 금리가 내려가자 대환 대출을 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며 “금융당국이 새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내놓으면서 이런 수요가 더욱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신(新)코픽스 연동 고려해볼 만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새 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된 대출을 우선 고려해볼 만하다. 지난달 16일부터 금융당국은 은행 상품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의 기준을 바꿔 새로 출시했다. 금융당국은 추가로 대출받지 않는 조건으로 새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로 대환하면 부동산 대출 규제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으로 강화된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환을 하더라도 현금을 추가 마련할 필요가 없다.
다만 갈아타기를 고려하기 전 중도상환 수수료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줄어드는 이자 부담보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더 많다면 기존 대출 계약을 유지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도상환 수수료는 대출 후 3년까지 대출금액의 1.2~1.4%가량을 내야 한다.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었다면 문제가 없지만, 3년 이내라면 내야 할 수수료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장기적인 대출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하반기 출시되는 대환용 정책 모기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5년 출시된 ‘안심전환대출’과 비슷한 상품이다. 변동금리로 이자를 내던 주담대를 장기·고정금리로 바꾸고 원리금을 균등 분할해 갚는 대출로 바꾸는 것이다. 고정금리여서 금리 변동에 따른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장기간 대출을 받는다면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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