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 잇단 악재에도 2조원 규모의 순이익을 내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대출과 디지털 부문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이자·수수료 수익이 모두 소폭 증가했다. 글로벌 수익 비중이 10% 이상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 1조9041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2조332억원에서 6%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계 방식상 순이익이 1344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이를 감안하면 2조38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셈이다.
지난해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이라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DLF 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지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WM(자산관리) 부문 영업이 크게 위축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금리 하락으로 대내외 여건이 어려웠지만 우량 기업대출 위주로 자산을 늘리고 핵심 예금 규모를 키워 실적을 방어했다”며 “DLF 사태에 따른 충당금을 모두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4.3% 늘어났으나, 비이자 이익은 1.3% 줄었다. 카드 수수료와 외환·파생 수수료는 각각 10% 이상 줄어들었다.
글로벌 부문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우리금융 전체 해외 부문 순이익은 224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글로벌 수익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수익성 악화는 피하지 못했다. 은행의 수익 창출력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우리은행 기준 지난해 1분기 1.51%에서 4분기 1.37%로 낮아졌다. 통상 NIM이 줄어들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증가하거나 이자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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