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일본의 몽니로 공급 부족 사태를 맞았던 불화수소 문제를 국내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해결했습니다. 반도체 소재업체인 솔브레인이 증설해온 정제공장이 두 달뒤면 가동되는데 이곳의 생산분만으로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를 대체할 수 있게 됩니다. 고장석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사내용] 국내 반도체 소재기업인 솔브레인은 지난 4월부터 충남 공주에 있는 불화수소 정제공장 증설작업을 해왔고 두 달뒤면 본격 가동에 들어갑니다. 솔브레인은 그동안 초미세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액체불화수소를 직접 생산하면서 일부를 일본산으로 수입해 왔습니다. 하지만 공장가동이 시작되면 국내 생산분만으로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게 됩니다. 솔브레인 관계자는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충분한 양의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를 깎아내는 데 사용하는 '액체 불화수소(에천트)'와 세척에 쓰이는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로 나뉘는데,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대표적 품목들입니다. 솔브레인의 정제 공장은 중국에서 들여온 원재료를 정제해 액체 불화수소를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특히 솔브레인은 자체생산한 고순도 액체불화수소를 이미 삼성과 SK하이닉스에 공급해오고 있어 품질 수준은 확보한 셈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지만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를 국산으로 대체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반도체 제조사들은 일본의 스텔라케미파와 모리타화학의 액체 불화수소를 주로 사용하고 일부 공정에만 국산 제품을 사용해 왔습니다. 국산 제품은 품질이 뛰어나더라도 생산량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녔는데 솔브레인의 공장증설로 제조사들이 필요한 수요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다만 액체불화수소에 비해 사용량이 적은 기체 불화수소의 경우엔 당장 대체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체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 국내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시장 규모가 수백억원 수준으로 작아 아직 시도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갈길은 멀지만 정부가 국가 전략산업으로 집중 지원하고 제조사들과 소재부품업체들이 손을 잡는다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솔브레인이 보여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