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3월11일 (로이터) -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게 되면 EU는 런던이 유로화 거래의 중심지로 남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크리스티 앙 누아예 전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 중 가장 연장자였던 누아예 전 총재는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을 통해 발표한 원고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면 유로존은 런던으로부터 유로화 거래 통제권을 뺏기 위한 노력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런던에서 거래된 유로/달러 규모만 해도 일일 약 6400억달러에 달했으며, 런던 금융가의 외환트레이더들이 매매하는 유로 규모는 유로존의 19개 회원국에서 거래되는 총 규모의 두 배 이상이다.
누아예 전 총재는 "영국이 EU를 떠나면, 유로존 당국들은 유로존의 통화가 유로존 이외의 지역에서 그처럼 막대한 규모로 거래되는 것을 더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국들은 유로가 ECB 및 유로존 규제기관의 통제에서 벗어난 유로존 이외 지역에서 그처럼 대규모로 거래되는 것에 대해 이미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덧붙였다.
세계 5위 외환거래 은행이자 자산 기준으로 유럽 최대 은행인 HSBC HSBA.L 는 현재 본사를 런던에 두고 있으나, 6월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1000명 가량의 직원을 런던에서 파리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2위 외환거래 은행인 도이체방크( Deutsche Bank ) DBKGn.DE 또한 브렉시트시 영국 사업부를 축소하겠다고 밝혔으며, 다른 은행들도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전세계 은행, 기업, 투자회사들이 거래하는 약 5조달러의 외환 중 40% 이상이 런던 시장을 거치고 있다.
ECB는 이미 대규모 유로화 표기 증권을 다루는 청산결제소들을 유로존으로 이전할 것을 요청했으나 룩셈부르크에 있는 EU 최고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누아예 전 총재는 "긴장이 고조되고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외국 금융 중심지의 이해관계가 유로존보다 우선시될 것"이라며 "이는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 EU 규제기관들과 공조할 때에만 용납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