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3월2일 (로이터) -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11개주가 경선을 실시하는 1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에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를 ‘찬탈자(usurper)'로 간주하는 공화당 지도부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전 국무장관 클린턴이 경쟁자 버니 샌더스를 압도할 경우 후보 지명에 바싹 다가설 수 있을 전망이다.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나 코커스(당원대회)가 실시되는 거의 모든 주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드 크루즈가 상원의원으로 버티고 있는 텍사스주만이 유일한 예외다. 크루즈는 자신의 텃밭에서 근소한 차이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슈퍼 화요일은 11월8일 대선의 각당 후보를 뽑기 위해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주에서 경선이 실시되는 날이다. 버몬트, 버지니아, 조지아 등이 동부 시간으로 7시 가장 먼저 투표를 마감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미 남단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1,10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며 무슬림의 한시적 입국을 금지하는 등 과격한 공약으로 공화당 주류 세력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전 리얼리티TV 스타 트럼프는 자신의 경쟁자와 비판자들을 조롱하면서 대중 선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CNN 인터뷰에서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의 지지를 일축하지 않았던 데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는 이어폰이 부실해서 질문을 잘 못 알아 들었다고 말했으나 다수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의 ‘적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2일 "공화당 후보 지명을 원하는 사람은 곤경을 모면하려만 들지 말고 심한 편견에 기반한 단체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은 트럼프를 거명하지 않았지만 누구를 겨냥했는 지는 명백해 보인다.
트럼프는 1일 많은 주에서 승리하면서 경쟁자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은퇴한 신경외과 전문의 벤 카슨을 크게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선전은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경우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시되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대패할 것이라고 믿는 공화당 지도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4개 주 중 3곳에서 승리한 클린턴이 흑인 유권자가 많이 거주하는 남부 6개주에서 버몬트주 상원의원 샌더스를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은 흑인 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샌더스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와 인근 매사추세츠 외에 오클라호마, 미네소타, 콜로라도 등지에서 승리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스티브 홀랜드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