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4월19일 (로이터) - 쇼핑몰의 의류 소매업체들이 올해 또다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소매업체들의 매장 선반을 자사 브랜드로 채우고 있는 의류 메이커 페리 엘리스 PERY.O 와 다른 회사들의 경고에 따르면 10대 소비자와 다른 쇼핑객들은 아직 패션에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은 특히 몰(mall) 의존도가 높은 의류 소매업체들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가 주도하고 있는 트렌드는 교외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들에 의존하는 소매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10대들은 갈수록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등) 장비에 소비하고 있으며 이들이 몰에서 보내는 시간은 줄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점점 더 많은 옷을 구입하고 있으며 인터넷 전용 상점을 통한 의류 구입도 빈번하다. 소비자들의 우선 순위가 의류에서 기술제품 및 주택 개량쪽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 추세다.
갭 GPS.N ,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 AEO.N , 기타 쇼핑몰 의존도가 큰 업체들의 향후 몇개월간 매출은 줄어들거나 아주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월가 분석가들의 평균 예상이다.
업체들은 연말 경기에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다. 쇼핑객들은 미국 일부 지역이 예년보다 포근했던 2015년 겨울에 비해 이번 겨울에 겨울철 의류 구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콤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전통적인 소매업체들과 비교해 보다 우호적인 고객 배송 정책을 지닌 에버레인과 숍봅(ShopBop)과 같은 온라인 패션 스토어들이 늘어나 아마존과 경쟁을 하면서 온라인에서 의류와 악세사리 판매는 작년 4분기 172억달러로 처음으로 컴퓨터 장비 판매를 앞섰다.
풋락커, 코치, 기타 소매점을 자주 방문하는 BB&T의 주식 분석가 코리나 프리드만은 "아이들은 더 이상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몰을 찾을 필요가 없다"면서 "몰은 더 이상 과거처럼 만나서 노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류 소매업체들의 주식은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아에로포스테일 ARO.N 주가는 작년에 93% 떨어졌고 최근에는 청산 가능성 경고를 받았다. 빅토리아 시크릿을 소유한 L 브랜즈 LB.N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2% 하락, 지난 2월 중순 이후 전개된 증시 랠리의 상당 부분을 놓쳤다.
이같은 소매업체들의 주가 부진 이유 가운데 일부는 애버크롬비 앤 피치 ANF.N 등 오래 전 자리를 잡은 소매업체들에서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 의류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포에버 21'과 같은 패스트 패션(fast-fashion) 업체들의 비싸지 않은 옷을 기꺼이 입으려고 하는 틴에이저들에서 찾을 수 있다.
톰슨 로이터 I/B/E/S 분석가 데이비드 아루렐리오에 따르면 S&P 500 소매지수에 포함된 의류 및 악세서리 소매업체들의 수익은 1분기에 1.3% 감소한 다음 2분기에는 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4월에 1회계 분기를 마감하고 5월에 실적을 발표한다.
메이시 M.N 는 올해 1, 2, 3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은 뒤 연말 할러데이시즌이 포함된 마지막 분기에 가서야 매출이 0.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주택 개량업체들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16%의 순익 증가가 예상된다.
페리 엘리스 인터내셔널은 지난주 소매업체들이 재고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틴에이저 의류를 판매하는 버클 BKE.N 의 3월 매출은 11% 줄었다. 또 갭은 3월 동일 점포 매출이 6% 감소,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보고했다.
(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