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7월10일 (로이터) -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가 9일(현지시간) 3주 반래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내각에서 반(反)유로 성향인 장관 두 명이 사임한 여파다. 메이 총리가 제안한 브렉시트 계획의 전망은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5% 오른 94.206을 나타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이날 사임했다. 앞서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장관이 내각을 빠져나갔다. 존슨 장관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연합(EU)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브렉시트의 책임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장관 두 명이 사임함에 따라 메이 총리가 지난 6일 확신했던 내각의 결속은 무너졌다. 당시 메이 총리는 반세기만에 영국이 맞이하는 가장 큰 사건인 브렉시트를 두고 2년 동안의 논쟁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믿고 있었다.
파운드/달러는 1.326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1.3% 내린 1.319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브랜든 루이스 영국 보수당 회장이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가 진행되리라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약간 반등했다.
달러지수는 장중 0.5% 상승해 94.206까지 올랐다. 유로/달러는 1.173달러에 거래됐다. 달러 랠리를 두고 애널리스트들은 파운드 약세 덕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통화전략부문 글로벌 헤드는 "파운드의 영향이 매우 컸다. 유로 약세와 파운드 약세를 시간대별로 바라보면, 둘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라며 "오늘은 파운드가 유로를 좌지우지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다른 통화들도 파운드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파운드는 스위스 프랑에 대해 1.309프랑까지 하락했다. 파운드는 엔화에 대해서도 장중 146.12엔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6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제품 340억달러 규모에 수입 관세를 부과했지만, 투자자들은 양국의 무역갈등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듯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커먼웰스FX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지난 6일 발표된 양국의 무역 조치를 두고 "놀랄만한 일이 없었다"라며 "중국의 대응 수준도 예상범위 내였고, 때문에 시장 내 위험선호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편 역외거래시장에서 달러/위안은 0.5% 이상 내린 6.614위안을 기록하며 최소 3개월래 가장 큰 수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사상 최대의 월간 낙폭을 기록했던 위안화 가치는 이후 저점에서 멀어지고 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