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주식/마감) 일제히 급락…유가 하락에 에너지주 타격

밀라노/런던, 5월24일 (로이터) - 유럽증시 주요지수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두고 불확실성이 나타났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주가 타격을 받았다. 이탈리아 내 정치 불확실성도 은행주에 압박을 주고 있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는 1.10% 내린 392.58로 장을 마감했다.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1.16% 하락한 1538.92로 끝냈다. 범유럽 우량주 모음인 스톡스50지수는 1.27% 내린 3541.82로 마감했다.

영국의 FTSE 100지수는 1.13% 하락한 7788.44를 나타냈다. FTSE 250중소기업지수는 0.88% 내린 2만1004.90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CAC40지수는 1.32% 하락한 5565.850을 나타냈다. 독일 DAX지수는 1.47% 내린 1만2976.84를 기록했다. DAX지수는 무역갈등에 특히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의 무역협상의 방향이 "너무 어려워서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협상에 "다른 구조(different structure)"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IHS 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의 5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4.1로 예상치 55.0을 하회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끼쳤다.

이탈리아의 FTSE MIB지수는 1.31% 하락해 4월 초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국채 매도세도 지속됐으며, 이탈리아 은행지수는 1.72% 내렸다.

JCI캐피털의 알레산드로 발소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정치 문제 탓에 이탈리아는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다"며 "앞으로 몇주 동안은 총리와 경제장관의 지명, 연정 구성 등의 이슈가 투자자들을 움직이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SE MIB지수는 이달에만 지금까지 4.5% 하락했다. 약 2년 만에 최악의 달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가 생겼다는 주장이 나타났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정치적 우려가 이탈리아 석유 대기업 에니의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올해 유럽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스톡스600 석유가스지수는 이날 2.69% 하락했다. 지난 2월 초 세계 주식 매도세가 나타난 이후 이날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고개를 들어 유가가 내림세를 보인 영향이다.

석유 대기업 토탈, BP, 로열더치셸은 각각 3.10%, 1.94%, 3.34% 내렸다. 에니도 1.11% 하락했다.

기초자원지수도 2.47% 내렸다.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무역협상 낙관론이 줄면서 금속 가격이 내린 영향이다.

프랑스 통신주는 이날 다른 종목과 달리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리아드와 오렌지가 각각 2.72%, 0.47% 올랐다.

세바스티앙 소리아노 프랑스 통신우정규제청(ARCEP) 위원장이 통신분야 내 인수합병 가능성의 여지를 남기자 프랑스 통신주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통신업체 간 합병으로 160억~320억유로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 영향으로 일부 종목의 목표가격도 올랐다고 밝혔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