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2월27일 (로이터) - 신흥국 시장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강력한 경제성장과 완화적 통화정책의 수혜를 계속 누릴 전망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통화정책, 국가 부도 등을 내년 신흥시장 자산 가격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
* 러시아: 약 18년째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5)은 내년 3월 대선에서도 쉽게 재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긴장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사이의 관계는 현재 수년래 가장 악화됐다. 미국은 제재 대상을 러시아 국채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올해 약 16%의 수익률을 내며 인기를 끌었던 러시아 국채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가 촉발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국채 매도를 내년 러시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표적 변수로 꼽았다.
* 멕시코: 내년 7월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에서는 좌파 후보인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시티 전 시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정부의 낭비요인을 줄임으로써 국민 복지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로 인해 정부 지출 부담이 커지고, 주요 에너지 개혁에 차질이 생길까봐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위협으로 인해 압박받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로페즈 오브라도르는 '인종 차별주의적이거나 헤게모니적이거나 거만한 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멕시코는 자국 수출품의 8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페소는 약 7% 상승했지만 정치와 NAFTA 문제로 페소의 전망은 상당히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베네수엘라: 600억 달러의 채무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산유국 베네수엘라에게는 내년은 중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지연되고 있긴 하지만 채무를 상환하고는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이미 권력을 강화해놓았다. 다만 그는 베네수엘라 수출 수입의 90%를 담당하는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경영진을 퇴출시킴으로써 이곳 경영을 마비시켜놓았다. 산유량이 더 줄어들 경우 베네수엘라는 생각보다 일찍 국가 부도를 선언할 수 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앤토니 케틀은 "(베네수엘라의) 신속한 구조조정과 경제 반등이 '몽상'에 불과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2014년 채무 구조조정 실시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84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아 경기침체로부터 벗어났다. 향후 연금제도 개혁 등이 어떻게 추진되느냐가 이 나라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클라이언트들에게 "내년 IMF 대출 프로그램이 끝나고 2019년 선거 시즌을 앞둔 상태에서 현 우크라이나 정부의 개혁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최종적으로 검증을 받는 한해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 레바논: 레바논은 내년 5월에 근 10년 만에 처음으로 합법적 총선을 치른다. 총선 결과에 따라서 수니파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시아파인 이란 사이의 대리전에 휘말려 있는 이 나라 정치 상황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