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0일 (로이터) - 미국 세제개편안이 일시적으로 미국 경제를 부양시킬 수 있으나 이러한 "슈가 하이(당분을 과다섭취한 뒤 느끼는 일시적 흥분상태)"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랠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로이터 서밋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세제개편안이 주가와 기업 이익을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그 시기의 적절성과 재정 적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레고리 피터스 PGIM 채권 이사는 17일(현지시간) 2018 로이터 글로벌 투자 전망 서밋에서 "슈가 러시를 우려하고 있다"며 "향후 더 심각하게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지금 감세를 실시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공화당은 법인세를 기존 35%에서 20%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다만 시행 시기와 관련해서는 상원 법안과 하원 법안 간 차이가 있었다. 하원에서는 2018년, 상원에서는 2019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날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세제개편안이 경제를 위한 "로켓 연료"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제 바통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 표결은 오는 23일 추수감사절 휴일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미국에 "엄청나게 거대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나 요하임 펠스 핌코 이사는 "의회가 감세를 시행하면 경기 침체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라며 "경제를 과열시키고, 다음 경기 침체 때 써야할 총알을 미리 써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 호황이 나타날 수 있으나 2019년이나 2020년 쯤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펠스는 "나는 현 수준에서 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 수준에서 감세를 시행할 경우 경기 과열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의회 세제 애널리스트들은 양원의 감세안 모두 향후 10년간 재정 적자 및 연방 부채를 총 1조5000억달러 늘릴 것이라 전망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