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11일 (로이터) - 달러/원 환율이 엿새 만에 상승했다.
전날 1100원 붕괴 이후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달러 매수 개입이 이어진 영향이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로 4.10원 상승하며 1099.5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 때 1103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1100원대에 안착하진 못했다.
10일에는 장 후반 당국의 적극적인 매수 개입속에 낙폭을 줄여 1090원대 중반 레벨에서 마감했던 환율은 밤사이 역외 거래에서 조금 더 오른 뒤 이날 서울 거래를 맞았다.
개장 초반에도 환율은 1090원대 후반 레벨에서 거래되며 반등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진 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은 코멘트들을 내놓자 1093원 정도까지 밀고 내려갔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원화 강세에 대해 "현재로서는 투지자금 쏠림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영향이 과거보다 약화됐다"고 발언했다.
한은 총재가 이같은 발언을 했지만 환율이 1090원대 초반까지 밀고 내려오자 외환당국이 전격적인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환율은 당국 개입에 바로 1090원대 레벨까지 끌어올려졌고 이후 시장 숏 포지션 커버 거래로 1100원 위로 추가 반등했다.
이후로는 당국 경계감속에 1100원 부근에서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졌으며 최종 거래가 1100원 약간 아래에서 체결됐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꽤 개입을 해 준 것 같다"면서 "일단 숏 심리를 주춤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0.2% 상승률로 마감됐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모처럼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 연이틀 강도 높은 개입에 시장 심리 돌아서나
외환당국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제법 강도 높은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당국 개입에 아래쪽으로 쏠려있던 시장 심리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다만 아직까지 "추세엔 변화 없다"고 보는 참가자들이 적지 않다.
당국의 개입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인 가운데 오늘 소폭이었지만 모처럼 매도 우위를 기록한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동향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금리 동결하고도 이렇게 개입을 한 걸 보면 어제부터 (당국이)마음을 쎄게 먹은 거 아니냐"면서 "한 두 번만 더 강한 개입이 나온다면 환율이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외인 주식 매수세만 주춤해진다면 이제 마냥 아래만 고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그래도 아직 대세는 빠지는 쪽 아니냐"면서 "당국이 언제까지 어제 오늘 처럼 강하게 개입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 시가 1096.5 고가 1103.1 저가 1093.2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2억99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4억4700만 달러
▶ 12일자 매매기준율 : 1098.6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311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