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민은행, 올해 위안화 절하 용인 의향 - 소식통들
* 위안화 달러 대비 6.8위안까지, 연간 4.5% 절하될 수도
* 수출ㆍ경제 부진 속 위안화 절하 자연스러워 - 딜러들
* 중국인민은행, 급격한 절하는 통제할 것 - 소식통들
베이징/상하이, 6월30일 (로이터) - 중국인민은행은 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가 연내 달러당 6.8위안까지 절하되는 것을 용인할 의향이 있다고 복수의 정책당국 소식통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즉 작년에 기록한 것과 비슷한 달러 대비 4.5% 절하까지는 올해도 용인하겠다는 뜻이다. 위안화는 이미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등 하락 압력에 처해 있으며 일각에서는 자칫 무질서한 자본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 절하 압력을 수용하되 질서 있고 점진적인 절하가 이루어지도록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한 정부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중앙은행(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 절하에 대한 기대감이 관리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것"이라고 말하고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큰 충격이었다.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사안이 민감한 것을 감안해 익명을 요구했다.
영국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난 이후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를 보였으며 중국인민은행은 지금까지는 개입하지 않고 절하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신흥국 통화들도 절하됐지만, 아시아 통화 가운데 위안화가 올해 들어 달러 대비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30일 위안은 달러당 6.64위안으로 5년 반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약 2.3% 하락한 수준이다.
중국인민은행은 관련 사안에 대해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 무역 관계
외환딜러들은 달러 강세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위안화 가치가 내려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중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중국인민은행이 주도했던 것으로 분석가들이 보고 있는 위안화 가치 급락 기억이 아직 생생해 위안화가 큰 폭 절하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0년간 서방 정치인들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의 절상을 막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달 초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위안화가 장기간 절하만 한다면 '문제'라고 말했으며,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있어 강경 노선을 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오래 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경쟁적 절하를 통해 수출을 부양할 의도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중국 외무부는 29일 미국이 중국과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환율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에 로이터 취재에 응한 정책당국 소식통들은 위안화가 급격히 절하될 경우 외교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중국이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용인하면 미국으로부터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단일국가로는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다른 수출국들에게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고 몇몇 국가들에게는 우려의 근원이 되고 있다.
섬유, 전자기기, 석유화학 등의 수출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위안화가 얼마나 급격히 절하될 지, 그리고 한국 원화가 위안화의 움직임에 얼마나 밀접하게 따라갈 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하지만 일본의 환율 외교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달러의 강세를 감안하면 위안화 절하는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일본이 이 문제에 대해 불평할 만한 것은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은 전자기기와 중공업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엔화 가치 급등 추세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자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시장의 힘
중국 상무부의 한 연구원은 "점진적으로 시장의 힘이 더욱 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시장은 위안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따라서 환율 정책은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중국은 경제성장과 무역 둔화를 방어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경쟁적 통화 절하를 촉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언 에반스-프리차드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가 "위안화 절하에 대한 공포감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자본유출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인민은행이 "패닉" 상황을 막기 위해 필요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급변동은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이 더욱 시장 주도적이고 투명하게 결정되도록 환율 운영 정책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8월 평가철하 단행을 포함한 과거 정책 실패에서 얻은 교훈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중국인민은행은 달러가 하락할 때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에 연동해 하락하도록 하는 반면 달러가 상승할 때는 다른 바스켓환율에 맞춰 하락하도록 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가들과 관리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중국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양방향 움직임을 유도할 여지를 더욱 확보함으로써 위안화에 대한 일방적 베팅을 억제할 수 있었다.
중국인민은행이 주요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가 지난해 12월 도입한 거래량 감안 환율지수인 CFETS RMB 지수는 올해 6월 24일까지 5.6% 하락했다.
* 원문기사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