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명인이나 유명 맛집과 협업한 전통음식, 초저가를 앞세운 실속형 세트,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상품….
설을 앞두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나온 선물세트의 특징이다. 유통업체들은 한우 굴비 과일 등 꾸준히 팔리는 명절 선물세트에 더해 특별하거나, 저렴한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는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커피 선물세트도 늘었다.
○백화점은 지역맛집, 대형마트는 가성비
백화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제품들이 선물세트로 나왔다. 특별한 선물을 하려는 소비자에게는 희소성을 강조했다. 백화점 상품기획자(MD)들은 이런 상품을 발굴해 상품화하려고 숨어 있는 명인들을 만나 설득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은 전남 나주 밀양박씨 종갓집인 남파고택을 찾았다. 담당자가 2년간 설득한 끝에 9대에 걸쳐 내려온 씨간장(500mL)과 된장(500g)을 선물세트로 선보였다. ‘남파고택 200년 씨간장 리미티드’(12만원)엔 가마솥에 달인 간장과 전통 방식으로 띄운 메주로 빚은 된장이 들어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남 진도에서 발효식품 명장으로 알려진 박성식 명인과 협업했다. 누룩 소금으로 간을 한 ‘명인명촌 누룩굴비’ 열 마리를 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미쉐린가이드에 3년 연속 맛집으로 선정된 게방식당의 간장게장을 출시했다. 가격은 950g에 15만원이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열풍은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은 80%를 웃돈다. 이마트는 대표 상품으로 ‘피터르만 바로산 와인세트’(2병), ‘엔비사과’(9개)를 선보였다. 가격은 각각 3만9600원, 1만9800원이다. 롯데마트는 코주부 육포(280g)를 2만9800원에, 홈플러스는 전복 선물세트(10개)를 5만9900원에 내놨다.
○1인 가구 겨냥한 소포장 제품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포장 선물세트 의인기도 커지고 있다. 기존에 1팩에 400g씩 진공포장하던 소고기를 200g씩 나눠 담았다. 총량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소량씩 나눠 먹거나 장기 보관하기 쉽도록 한 게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한우 소포장 선물세트를 작년보다 30% 늘렸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소포장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200g씩 6개를 넣어 포장한 ‘한끼밥상 스테이크 세트’(49만8000원)를 선보였다.
백화점 ‘큰 손’으로 떠오른 20~30대를 겨냥한 선물세트로는 내추럴 와인이 눈길을 끈다. ‘베르트랑 나투아에’와 ‘아르테사노 빈트너스’ 와인세트로 둘 다 소비자들이 선물로 내놔달라고 백화점에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내추럴 와인은 방부제를 넣지 않아 유통기한이 짧다. 그동안은 선물세트로 출시되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20~30대 소비자들이 내추럴 와인 선물세트를 찾자 주류 담당 바이어가 수요를 조사한 뒤 선물세트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1만~6만원대 커피 선물세트도
홈카페 문화 확산은 명절선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피 선물세트가 늘었다. 올해는 1만원대 실속형부터 커피 기구를 포함한 6만원대까지 브랜드별로 새로운 구성이 대거 출시됐다.
이디야커피는 드립커피와 텀블러 등의 제품이 포함된 설 선물세트 4종을 내놨다. ‘비니스트 아메리카노 세트’와 ‘비니스트 라테 세트’ ‘비니스트 텀블러 세트’ 등으로 구성됐다. 과일청과 티백으로 이뤄진 ‘이디야 블렌딩티 세트’도 마련했다. 할리스커피도 시그니처 메뉴인 바닐라 딜라이트가 포함된 라테 컬렉션과 텀블러가 포함된 스페셜 컬렉션 등을 선보였다.
정통 이탈리안 커피전문점 파스쿠찌는 10종의 선물세트를 내놨다. 홈 브루잉 용품부터 텀블러와 티트라 티백, 드립커피백, 모카포트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커피 브루잉 포트와 티트라 티백이 포함된 세트, 유기농 커피와 드립포트 및 드리퍼로 구성된 세트 등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오현우/김보라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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