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9일 오전 9시43분
정부가 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개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제외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달 롯데리츠 등의 대규모 공모를 앞두고 세제 혜택을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부동산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발표 예정인 공모형 리츠 활성화 대책에 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이 건의한 개인투자자의 배당 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제외하고, 리츠 자산에 대한 건설·부동산 인허가 인센티브와 펀드·증권 관련 규제 완화만 추진하기로 했다.
세제 혜택 도입이 미뤄진 것은 경기 침체와 재정지출 증가로 인한 세수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계와 관련 부처의 건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혜택을 줄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주면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가 세제 혜택 도입을 추진한 것은 리츠가 활성화되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고 시장 유동성을 확대시키는 등 순기능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류인 사모 부동산펀드는 보통 5년에 한 번씩 부동산을 사고팔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거래 비용도 높다. 반면 커피 한 잔 값으로 대형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리츠는 증권의 손바뀜이 자주 일어나지만 부동산 자체는 상대적으로 거래가 적다.
개인이 상장 리츠에 투자해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상이 되면 15.4%의 원천징수 배당세와 별도로 신고를 통해 추가 세금을 내야 한다.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되면 원천징수되는 배당세만 부과되기 때문에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리츠 공모 물량이 단기간에 많이 몰린 시기에 이 같은 정부 조치는 시장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 롯데리츠가 4000억원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태평로빌딩·제주조선호텔 리츠’와 NH리츠도 2000억원대와 1000억원대 규모의 공모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다. 신한리츠운용도 이달 300억원 규모 ‘천안 신라스테이 리츠’ 공모를 할 예정이다.
리츠 운용사 관계자는 “여기 저기 투자해 이자·배당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년층들은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고위험자산에 손대기도 한다”며 “선진국처럼 배당 목적으로 리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에 대한 과세 혜택 도입이 무산되면서 연기금과 공제회 역시 사모 부동산 펀드·리츠 대신 공모 리츠 비중을 늘리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 공모 리츠는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며 환금성이 높은 편이다.
이현일/오상헌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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