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금융업계에서 '민원 최다'란 오명을 쓰고 있는 보험사들이 거듭나기 위해 고객참여 기회를 확 늘리기로 했다. 서비스 개선부터 상품 개발까지 영업 전반에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오는 23일까지 고객배심원 100명(온라인배심원 80명·오프라인 20명)을 모집한다. 신한생명은 이 배심원단을 통해 분쟁 중인 계약과 상정안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꾸려진 배심원단은 민원이나 분쟁 등 소비자보호 이슈를 중점으로 활동하게 된다. 기존에 운영되던 고객패널이 디지털 서비스와 신상품 아이디어에 집중해온 것과 달라진 점이다.
흥국생명은 앞서 공모전을 진행, 보험소비자로부터 직접 아이디어를 얻어냈다. 수상자는 다음달 중 뽑히는데 대상(1팀)에게는 500만원, 우수상과 장려상 수상자에게도 200만과 100만원씩 상금이 주어진다. 수상작 가운데 보험상품으로 출시될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더 지급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도 고객에게 손해사정(보험목적 해당 여부와 손해액 결정) 업무를 넘겨주고 사실상 보험금 지급까지 결정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보험금 지급 과정을 이전보다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 불만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해당 시스템은 장기보험 보장담보인 '자동차보험료할증지원금' 특약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자동차 사고로 인한 의료비, 일당 등 영역에도 확대한다는 게 KB손해보험의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간 계약자가 담보 확인과 청구서류 신청 등을 하고 나면 보험금 심사 후 보험금을 지급했었다"며 "이젠 소비자가 손해사정 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금융 분쟁지역'으로 유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은 8만3097건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는데 보험민원 비중이 전체의 61.7%(생보 25.9%, 손보 35.8%)를 차지했다.
보험권 민원은 주로 보험상품 판매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다. 공격적인 영업 탓에 불완전판매 등이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고객과 분쟁이 흔하게 발생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보험사들이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지속 개선해 고객 중심 경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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