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택 담보대출 최저금리가 연 2%대로 하락했다. 기준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 간 최저금리 차이는 0.01%에서 0.36%까지 벌어졌지만 실제 금리 차이는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NH농협은행 2.47% KB국민은행 2.48% 우리은행 2.68% KEB하나은행 2.806% 신한은행 2.83%.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8일 발표한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 수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가 연 2%대로 하락한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로 삼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은행 간 최저금리 차이도 최소 0.01%에서 최대 0.36%까지 벌어졌다. 3억원을 대출한다고 가정하면 연 100만원 이상의 이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대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행마다 주담대 금리가 차이나는 이유는 자금조달 방법 때문이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획득한 자금(예금·적금)을 제3자에게 빌려주는 방식(대출 또는 어음 할인)으로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예·적금만으로 대출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유가증권 및 기타 채무증서(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은행도 돈을 빌려와 다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얼마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올 수 있느냐가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다른 은행보다 0.01%라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농협은 2400만 농업인을 우군으로 확보해 외부 자금조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른 은행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적어낼 수 있는 이유다.
금리가 차이를 보이는 더 큰 이유는 은행의 정책에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은행들이 전략적으로 금리를 조절하고 있다. 주담대가 주요 수익원인 국민은행은 낮은 금리를 내세운다. 예대율이 높은 은행들은 이를 낮추기 위해 일부러 금리는 높게 잡는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실제 소비자들이 적용받은 금리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를 포함한 대출 금리는 차주, 시기,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해서 어떤 은행이 높거나 낮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은행들이 발표하는 최저와 최대 금리는 안내의 성격이고, 같은 조건이라면 은행 간 차이는 0.1~0.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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