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특허청[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우리은행이 이달 초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두 회사 통합 작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우리금융은 상표권 출원과 별개로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 2개사를 개별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상표권을 제출했다. 우리은행이 특허법인 대아를 대리인으로 신청한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상품코드는 36번(금융업종 분류코드)이다.
현재는 특허청 심사 진행 단계로 심사가 마무리되면 상표권이 등록된다. 상표가 등록되기까지는 통상 5~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우리은행이 WB우리자산운용,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등을 특허청에 상표 출원해 상표권을 획득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상표권 출허를 두고 우리금융이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 통합작업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BL글로벌자산운용 사명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상표권 출허와 별개로 합병 계획 없이 두 운용사를 별도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관련한 상표권을 우선 등록하기 위한 절차일 뿐 특별한 목적을 설정하고 진행한 게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시장에서도 빠른 시일 내로 통합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각 전 안방보험 하에 있었을 때도 생명보험사도 그렇고 두 운영사의 통합작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부에서 통합 작업을 진행하더라도 구조조정 등 진통을 각오해야 하고, 새로운 사명에 따른 홈페이지 주소와 이메일 도메인 등을 변경하면서 새 사명이 적용된 사이트도 새롭게 구축하는 등 여러가지 작업을 진행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므로 당장 통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두 운용사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통합하기 보다는 당분간 투 트랙으로 운영하는 게 더욱 유리할 것”이라면서 “다만 안방보험이라는 중국자본 이미지 제고를 위해 (ABL글로벌자산운용) 사명을 변경할 가능성은 있다”고 조심스레 제기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각각의 특장점을 갖췄다. 동양자산운용은 동양 시절부터 채권 운용에 특화된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종합자산운용사 면허도 갖춰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비롯해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겸업이 가능하다.
ABL글로벌자산운용은 알리안츠 그룹 계열사 시절부터 구축해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재간접펀드에 특화돼 있다.
우리금융으로써는 법인고객 채권형 펀드 영업에서 동양자산운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ABL글로벌자산운용을 활용해 해외 간접투자에 나서는 등 자산운용 범위를 다양하게 넓힐 수 있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우리은행은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차이나전환사채증권자투자신탁H(채권혼합)'를 판매하고 있다.
한편 우리금융이 두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데 1700억원 안팎의 금액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우리금융은 중국 안방보험그룹과 계약을 맺고 동양자산운용 지분 73%(약 1200억원 추정), ABL글로벌자산운용 지분 100%(약 500억 추정)를 각각 사들였다.
우리금융이 현금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12일 자회사인 우리은행으로부터 총 6760억원(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의결한데 이어 다음날인 13일에는 3000억원 규모의 10년물 원화 후순위채권(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반기에는 조건부자본증권도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