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두 달간 이어진 상승 랠리에서 액티브펀드를 압도했던 인덱스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이어진 조정장에서 액티브펀드보다 더 많이 손실을 보면서 연초 이후 성과 측면에서도 액티브펀드에 추월을 허용했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의 요인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면서 인덱스펀드가 추종하는 지수 구성 비중이 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타격을 받은 게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
앞서 나가는 액티브펀드
13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371개 인덱스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6.2%로, 4.4% 손실을 낸 액티브펀드(530개)보다 나쁜 ‘성적’을 거뒀다. 이로 인해 인덱스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 부문에서 액티브펀드에 올 들어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이날 기준 인덱스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0%로, 액티브펀드(3.4%)보다 0.4%포인트 뒤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구성된 인덱스펀드는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상승 랠리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펀드매니저의 적극적 종목 발굴로 투자가 이뤄지는 액티브펀드는 외국인이 이끄는 장세에서 성과가 뒤처지더라도 조정장에서 인덱스펀드보다 나은 성과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미·중 무역전쟁 종전 기대로 외국인 주도의 상승 랠리가 펼쳐졌던 1~2월에 인덱스펀드는 11.1%의 수익률을 올려 8.1% 수익을 낸 액티브펀드를 압도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1908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삼성전자(2조8955억원) SK하이닉스(8743억원) 삼성SDI(3075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KODEX200(5268억원) 등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 ‘타깃’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은 23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MART 200TR ETF(-1776억원) 삼성전기(-1493억원) SK하이닉스(-1141억원) 롯데케미칼(-696억원) 등에서 자금을 많이 뺐다.
가치주 펀드의 선전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주,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마진을 확보한 배당주나 내수주, 경기방어주의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양호한 성과를 올린 액티브펀드들도 이런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KB주주가치포커스’(0.5%)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자’(0.1%) ‘트러스톤핀셋중소형자’(0.07%) 등의 순으로 성과가 좋았다. 모두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지향 운용사의 펀드들이다.
투자비용이나 편의성 등을 감안해 ETF 등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저평가된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ETF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인덱스펀드 가운데엔 ‘삼성KODEX운송증권’이 최근 한 달간 8.0%의 수익률을 올려 성과가 가장 좋았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 1분기에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낸 자동차 업종 등에 투자하는 ETF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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