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월26일 (로이터) - 유로 가치가 달러 대비 22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한 뒤 투자자들은 앞다퉈 추가 하락에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유럽의 경제지표 부진이 미국 지표의 호조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 가치는 반대로 급등세다.
옵션시장은 이번주 유로/달러가 2019년 저점인 1.1177달러를 하향 돌파해 추가 매도의 문을 연 뒤 투자자들이 유로의 달러 대비 추가 약세에 대비해 상당한 방어에 나섰음을 시사하고 있다.
EUR/USD는 25일에는 1.1117달러까지 하락하면서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달러는 고용 및 내구재주문 호조로 통화 바스켓 대비 연초 대비 상승률을 2.2%로 확대했다.
닉 멜러 BNY멜론 통화 애널리스트는 "유로가 버틸 수 있을지 점점 의구심이 생긴다"면서 "성장 전망은 낮아지고 있고, ECB는 전망을 다시 수정해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1% 이상 빠지기 전까지 EUR/USD는 매우 좁은 거래 레인지 안에 갇혀있었다. 약간의 움직임 만으로도 변동성과 명확한 방향성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동요했다.
연초 연방준비제도의 도비시한 전환은 평소라면 달러에 타격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3월 금리 인상 계획을 더 뒤로 미루는 ECB의 결정이 뒤따랐다.
독일의 4월 기업 심리지수가 악화되는 등 이후 유로존 기업 서베이들은 부진이 더 이어질 것을 신호했다.
반면 미국 경제는 꽃을 피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자본재 신규 주문은 8개월래 최대폭으로 증가했고, 미국의 1분기 GDP는 최대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유로 가치 하락에 대해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한 비용을 상대적으로 거의 들이지 않아도 됐다. 통화 변동성이 낮아 옵션을 사는 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이제 바뀌고 있다. 외환 딜러들은 25일 유로를 1.1000달러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이 대거 매수됐다고 전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따르면 투기성 투자자들의 유로 숏포지션이 2016년 12월 이후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은 이미 달러에 상당한 롱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사상 최저치를 노렸던 1개월 내재변동성도 급등했다.
유로/달러 변동성은 5월23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공공지출 삭감과 소득 불균형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가 유로 가치 하락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주크스는 주요 경쟁국들 대비 최소 70bp의 금리 어드밴티지를 가진 달러는 비싼 반면 유로는 저렴해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6년과 2017년 상당 시간을 1.10달러 아래에서 보낸 유로에게 1.10달러는 미지의 영역이 아니다.
BNY멜론의 멜러는 "악재가 (유럽의) 경제적 측면에서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원문기사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