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은 18일 “올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5000억원가량의 직·간접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2021년까지 3년간 200억원 이상의 지분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원큐(1Q) 애자일 랩 8기 출범식’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원큐 애자일 랩은 KEB하나은행이 2015년 6월 시중은행 중 처음 내놓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총 54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12개 기업에 39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올해는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지원 대상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핀테크(금융기술) 분야 스타트업 10곳이다. 이들에겐 사무공간, 경영 및 세무 멘토링, 네트워크 등을 제공한다. 하나금융 계열사 내 현업 부서와 협업도 진행한다. 하나금융의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하나벤처스는 앞으로 3년간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원큐 애자일 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 행장은 “투자 규모만 늘리는 게 아니라 해외 진출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디지털 혁신을 일으키는 사업모델이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원 대상 중 유망 스타트업에는 지역 거점 대학과 산학연계 활동을 할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은 하나금융이 2016년 SK텔레콤과 합작을 통해 핀테크 업체 ‘핀크’를 설립한 것을 모범 협력사례로 꼽았다. 김 부위원장은 “사업 간 경계, 국가 간 경계를 뛰어넘어 스타트업과 함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핀크 같은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금융회사의 핀테크 업체 출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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