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마트폰 금융 앱(응용프로그램)을 켜면 ‘암보험에 무료로 가입하라’는 문구가 자주 눈에 띈다. 뱅크샐러드가 지난달부터, 페이코는 이달부터 앱 가입자를 대상으로 삼성생명 ‘미니 암보험(2종)’을 공짜로 가입시켜주고 있다. 올 1~2월엔 멤버십 서비스인 OK캐쉬백, CJ원, 시럽웰스 등도 똑같은 행사를 벌였다.
걱정없이 가입해도 괜찮은 걸까. 이 상품은 삼성생명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초저가 암보험이다. 30세 남성 기준 월보험료가 610원에 불과하다. 보험료는 업체들이 보험사에 대신 낸다.
뱅크샐러드 측은 “보험에 관심이 적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미래고객 확보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텔레마케팅으로 다른 상품을 권유하는 등의 일은 절대 없다”고 했다.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시간을 빼앗는 ‘낚시 상품’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이 보험 하나로 든든한 보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가입 후 딱 3년 동안 위·폐·간암에 걸리면 1회에 한해 500만원을 주는 조건이다. 암 발병이 흔치 않은 20~45세만 무료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기존에 보장금액이 수천만원 안팎인 암보험을 개인적으로 들어뒀다면 보험사에서 가입을 거절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앱은 다른 할인·경품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색나는’ 마케팅을 할 수 있고, 삼성생명은 보험 가입자를 손쉽게 늘릴 수 있다”며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벤트”라고 말했다. 미니 보험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데이터를 확보해 시장성을 검증하고, 다른 상품 개발에 활용하는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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