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오는 21일 삼성카드가 주주총회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최초 여성 사내이사 탄생을 예고한 가운데, 일부 기관투자자가 반대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사진=삼성카드] |
2003년 정보기획팀 팀장으로 삼성카드에 입사해 2007년 상무, 2015년 전무로 승진한 이 부사장은 지난해 초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삼성 금융계열사 최초 여성 부사장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업계 최초로 24시간 카드 발급체계,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 등을 도입해 삼성카드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일부 기관투자자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삼성카드에 투자한 해외연기금 5곳 중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BCI),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플로리다연금(SBA of Florida) 3곳이 해당안건에 일찌감치 반대의견을 냈다.
BCI는 "이사회에 대표이사 외에 다른 내부자가 추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SBA of Florida는 "(삼성카드) 이사회가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고 반대 사유를 각각 밝혔다. CalsTRS의 경우 별다른 반대 사유를 밝히진 않아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지만 앞선 해외 연기금의 반대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삼성카드 이사회 구성원은 총 7명이다. 원기찬 대표를 포함해 사내이사 3명(원기찬·정준호·최영준),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사외이사 4명(권오규·양성용·박종문)으로 구성돼 있다. 안건이 통과되면 이 부사장은 정준호 삼성카드 부사장(사내이사)이 최근 코람코자산신탁 대표로 이동하면서 공백이 생긴 사내이사 자리를 채우게 된다.
다만 일부 해외연기금의 반대에도 이번 선임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은 우려를 표한 이사회 내 사내이사 비중은 법상 문제가 없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선임해야 한다. 삼성카드도 이에 입각해 그간 이사회 7명 중 사내이사를 3명으로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국내서 의안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경제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 등도 해당 안건에는 찬성한 상태다. 이왕겸 서스틴베스트 본부장은 "이사회 내 사내이사 비중이 높은 것은 우려되는 사안이기는 하나,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주주 구성을 봐도 그렇다. 삼성카드는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지분 71.8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자사주가 7.9%다.
한편 이날 삼성카드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선임 외에도 재무제표(이익배당) 승인, 정관변경, 이사보수 한도 안건을 의결한다. BCI, CalsTRS, SBA of Florida는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서도 감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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